시&수필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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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수 화백이 추천하는 도연맹의 귀원전거<귀원전거> 집 뜰에는 속세의 잡됨이 없고 빈방에는 여유 있는 한가로움이 있다.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혔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었구나. -도연맹-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羈鳥戀舊林 池魚思故淵 開荒南野際守拙歸園田 제1수 젊어서부터 속세의 풍조에 맞지 않았으니 천성이 본디 구산)을 사랑하기 때문. 먼지 그물(속세의 관리생활) 속에 잘못 떨펄어져 한번 가니 30년이 되었구나. 새장 안의 새는 옛 숲을 사랑하고 연못의 물고기는 옛 연못을 사모한다. 남쪽 들가에서 황무지를 개척하고자 졸렬함을 지켜 전원으로 돌아왔다. 사방 집터는 10여 무인데 초가는 8.9 칸이다. 方宅十餘畝草屋八九間 檢柳蔭後園 桃李羅堂前 暖暖遠人村依依墟里煙 狗吠深巷中 鶏鳴桑樹題 戶庭無塵雜虛室有餘閑 久在樊籠裏 復得返自然 귀원전거 : 전원생활로 돌아오다. 귀전원거E로 쓰기도 한다. 전원에 거주하고자 돌아왔다. 지은이가 41세 되던 해 11월에 팽택령호류수을 사임했으니 그 이듬해쯤 지었을것으로 본다. '귀거래사 와 같은 취지의 시다. 순속운 : 속된 운치, 세속의 취미 ㆍ풍조, 일설에는 적속운4을 세속에 맞는 기질로 풀기도 한다. 도구산 : 언덕과 산.자연 또는 자연의 풍경을 뜻한다. 터진망 : 먼지 그물. 풍진뽀의 그물. 관직에 나가 벼슬 한 것을 비유한다. 삼십년 : 십삼 년으로 보기도 한다. 어떤 판본추에는 꽃으로 되어 있다 하여, 29세 때 강주띠의 좌주가 되었다가 바로 그만두고, 41세때 오두미절요표4 (닷말 쌀에 허리를 굽히는 것)는 못하겠다고 팽택령을 팽개칠 때까지약 13년을 지칭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 기조 : 기는 나그네살이의 뜻으로 기조는 나그네새 곧 떠돌이 새로 본다. 그리고 구속받는 새. 곧 조롱 속에 갇혀 있는 새로 보기도 한다. 왕찬표의 (잡시웨)에 '서 : 인정은 고향을 생각하고, 떠돌이새는 옛숲을 생각한다' 고 한 것이 있다. 수졸 : 세상살이에 졸한 것을 지키면서 고치지 아니한다. 분수를 지킨다는 뜻. 노자의 말. 방택 네모진 택지원 택지 사방리 5의 넓이. 묘 : 원음은 무, 6척을 1보, 100보를 1묘라 한다 했다. 지금은 땅 넓이의 단위로 1묘는 30평. 단1의 10분의 1이다. 10묘는 300여 평에 해당한다. . 팔구칸 : 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느릅나무 버드나무는 뒤란을 그늘 지우고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집 앞에 늘어서 있다. 아스라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는 멀고 모락모락 시장 거리에서는 연기가 피어난다. 개는 깊은 골목 안에서 짖고 닭은 뽕나무 위에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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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연꽃 /유진숙연꽃 유진숙 영취산 산기슭에 붉은 노송들이 억겁의 세월을 지나온 듯 휘어진 허리로 인사 건넨다 능선을 탄 붉은 햇살 연꽃 위에 앉아 번뇌하며 속세의 찌든 때 정갈하게 참선하고 세월의 틈바구니에 모든 중생의 눈과 귀 열어 놓고 다소곳이 한 송이 꽃으로 피어 가는 줄기에 대롱대롱 피어오른다 맑은 달빛 내리는 날 윤기 나는 담홍으로 다시 태어나면 너처럼 우아하지도 않는 그냥 수수한 모습으로 당신의 꽃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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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늙어가는 여자 / 서명숙늙어가는 여자 /서명숙 섬 한 채가 떠있다 그 섬에 누가 살까 주름진 바닷가에 힘없이 누워있는 섬 하나 하얀 머리카락 풀어헤친 낡은 바람이 서글피 운다 파랗게 떠있던 섬은 짙은 보라색 파도소리만 실컷 때려놓고 언제 어떻게 어찌하여 하얀 섬으로 갈아치우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처연하게 쪼그리고 앉아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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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낮선공간 / 김종근낯선공간 / 김종근 저끝의 시작점 누군가 그랬지 황금 들녘이라고 ! 서로의 연결고리가 세상에 하나인듯 온통황금 들녘이네 차가운 이른새벽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해주듯 이른 새벽의 들녘은 밤새내린 이슬과 함께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을 선물한다 누군가에게 새벽의 벅찬 기운을 보내 줘야하나 숲속 사이사이에서 안개가 걷히며 올라가는게 보이는 시간에 내가 깨어있는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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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연인들의 가을사랑 / 유진숙연인들의 가을 사랑 유진숙 가을이 깊어가니 갈매가 붉게 물들어 숲은 온통 홍빛으로 변해간다 사방팔방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소리 들꽃은 앙증맞게 꽃을 피워낸다 시나브로 가을 내마음까지 스며들어 낙엽 떨어지듯 우르르륵 어깨가 움추려지고 달빛은 고요한데 우르르륵 떨어지는 별똥별 귀뚜라미 울음소리 서럽도록 울부짖어도 달빛 한 조각에 못다한 이야기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소곤소곤 풀 벌레 울음소리 연인들의 가을사랑은 깊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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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햇살 좋은 날 / 김종근햇살 좋은날 / 김종근 많은걸 바라는건 아닌듯 하네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햇살 좋은 날 가까운곳 나들이 나와 마음편하게 웃음으로 서로의 대화에 귀 기울일수 있는 시간이 어떤이는 연인으로 어떤이는 가족으로 어떤이는 친구로 마음이 휑하니 비어버리기 전에 이 가을 좋은이들과 나란히 어깨를 기대고 느낄수있는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선물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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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낙동강 / 유진숙낙동강 / 유진숙 구백리 흘러가는 푸른물 낙동강아 내마음 달래려고 강가에 앉아보니 흐르는 저 푸른 물도 구슬프게 흐르네 떠도는 영혼들아 슬퍼도 울지마오 둥근달 나타나면 정성껏 빌어보리 여인네 가슴 울리는 애처로운 저 소리 황산뜰 밤늦도록 거닐고 달래어도 구슬픈 메아리는 물속에 잠드오니 서럽다 생각지말고 편안하게 잠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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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숙 시인의 간월산 완주떠나기 전 내과에 들러 혈압을 체크 후 혈압약 한 달분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받고 울주군 상복면 등억리 온천 알프스산장 주차장에서 출발 간월산으로 산행을 결정하였다. 오전 10시쯤 언양 고속도로를 향해 차 머리를 언양 톨게이트로 돌려 주차할 장소를 찾았다. 10월경이 되니 남부 지방에는 나뭇잎이 벌써 가을옷으로 갈아입어 온 산천이 울긋불긋 곱게 단풍 물이 들어 한 폭의 수채화를 바라보는 듯하였다. 가로수 잎들은 환영이라도 하듯 곱게 붉게 물이 들어서 한국 100선 아름다운 길로 뽑혀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관광 코스 길인가 싶을 만큼 가로수 길이 아름다웠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전국 차들이 다 모인 듯 주차할 공간이 없어 보였다. 다행히 차 하나가 빠져나가 그곳에 주차를 안전하게 정차시키고 짐을 챙겨 가을의 향기를 마음껏 느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의 모습은 전부 마스크를 끼고 걷고 있었다. 날씨가 산행하기 아주 알맞은 온도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하늘은 바다처럼 푸르게 맑아 보였다. 둘이서 걸어보면서 과거 문인들과 함께 산행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금 그분들은 소천 하신 분도 계시고 멀리 살고 있어서 남부지방 활동도 못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 옛날 그 장소에 오니 불현듯 시인님들이 그리워진다. 시월이 되면 이곳에 세계 산악영화제, 울주오디세이, 영남알프스 전국 산악대회,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 등 많은 축제를 이곳에서 열지만, 영화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시청 가능하다고 하였다. 넓은 광장에는 모든 시설과 도전 팀들이 모여 대회 준비하는 것이 눈에 띄어 구경도 하면서 여행길에 소풍을 오듯 추억 사진도 담았다. 스포츠클라이밍 급경사 같은 곳에서 외줄에 의지하며 맨손으로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데 가슴 졸이며 구경을 하였다. 처음 본 거라 내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하였다. 산행할 입구 쪽 이동하여 간월재 올라가는 이정표를 확인 후 산행이 시작되었다. 이정표를 보면서 정상에 올라가는 길은 많이 있지만 가장 쉬운 코스를 선택하여 산행하였다. 간월산은 북쪽에 가지산을 두고 서쪽으로는 제약산을 바라보며 남쪽으로는 신불산과 맞닿아 있고 북동쪽의 고현산이 눈을 홀릴 듯 에워쌓고 있는 지형이다. 울주군 상복면 등억리와 이천리(배내)를 동서 양쪽에 두고 남북으로 완만한 능선을 이루면서 솟은 간월산은 신불산 영축산과 마찬가지로 주변이 넓찍하고 편편한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서 등줄기로 뻗은 간월공룡은 신불공룡과 나란히 쌍벽을 이루고 있으며, 간월골엔 홍류폭포를 가운데 두고 절경을 이룬 공룡능선이 간월산장에서 맥을 끝낸다. 이곳 간월재는 억새밭이 펄처져, 광활한 초원 앞에 가슴을 활짝 열어 숨을 크게 들이쉴 수 있는 상쾌함에 매료되어 버린다. 간월재는 이천리(배내) 사람들이 옛날 언양읍을 오가기 위해 이곳에서 구름과 함께 쉬어간다는 사연도 많은 유명한 고개마루다. 이곳은 산나물이 자생하기 좋은 조건을 가져 예전에는 주위가 온통 산나물로 가득 찼다. 산은 그냥 우리의 눈을 지나치지 않게 자연에서 많은 것을 선물 준다. 그중 야생화꽃이다. 10월이 되면 만개하는 토종 꽃 꽃향유, 쑥부쟁이, 고들빼기, 노루오줌 많은 야생화가 산객들과 눈인사 건네며 길손들에게 가을향기를 듬뿍 전해주며 길목을 지킨다. 산은 침묵의 무언으로 우리를 품는다. 탁한 마음도 정화하며 무욕의 세계로 인도한다. 살아가는 삶의 진실과 철학을 익혀 현실 속으로 순화시키는 진리를 얻게 된다. 태고 음향과 일망무제로 펼쳐진 초원 능선과 깎아지른 절경 앞에 서서 자연의 소리 들으며 약해지는 내 모습 처연하게 바라보며 주마등처럼 뇌리에 떠오르는 지난 젊은 시절 뒤돌아보게 한다. 자연의 이치와 법칙을 익히며 자연에서 주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인간에게 보내는 강한 메시지로 여기며 스스로 깨닫게 되고 위대한 자연은 인간의 생명을 자연 속에 묶어 작은 우주임을 일깨워주는 지침서를 열람하듯 산을 오르게 된다. 천천히 오르며 마음속에 쌓인 찌꺼기도 모두 순화시키며 폐부가 맑아지는 느낌이 드니 머리가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쉬엄쉬엄 얼마나 오랜만에 산길을 걸었는지지난 젊은 내 모습을 뒤돌아보게 한다. 가져간 간식을 먹으며 새로운 다짐도 하며 건강이 최고란 걸 느끼며 정상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올라갈수록 숨은 가빠지고 이마에 이슬은 송골송골 맺힌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란 마음가짐으로 포기는 없다 더 열심히 산길을 재촉하였다. 암벽 사이에는 빨갛게 노랗게 단풍 물이 들어 산수화를 바라보는 것 같아 기분이 훨씬 좋았다. 사진도 많이 찍으면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가슴에 품고 열심히 올라갔다. 몇 번 힘들어서 포기도 있었지만 또 힘을 내어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꽃을 보며 꽃말을 떠올리고 단풍이 든 나무를 보면 계절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고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가니 즐겁고 행복하고 삶이 외롭지 않고 자연과 동화 되니 이것이 살아가는 힘이란 느낌을 받으니 점점 바라보고 도착하고 싶은 곳이 가까이 다가서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탁 트인 하늘이 보이는 듯 하였다.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억새군락지를 보호하는 듯하였다. 아저씨들이 많은 조끼를 입고 호루라기를 불면서 억새밭에 못 들어가게 단속을 하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간월재다. 기념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중년이 되니 체력이 고갈이 온 것 같다. 삼십 대는 날다람쥐처럼 산도 잘 탄다고 하였는데. 이젠 옛날 같지 않고 몸이 둔하고 살이 쪄서 몸이 무거워 진 것 같다. 보통 3시간 3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우리는 4시간 30분 소요되니 많이 늦어진 것 같았다. 점심이 늦어 어디라도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간월재 휴게소에는 끝없는 줄이 서 있다. 컵라면과 매점에서 구입하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우리는 미리 베낭에 준비하여서 앉아 먹을 장소만 찾으면 되었다. 간월재까지만 타려고 생각하였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간월산까지 도전 하자고 하여 부득이 가장 전망 좋고 시원한 두 그루 소나무 밑에서 김밥과 컵라면 커피를 마시고 간월산 1,039m까지 산행하기로 하였다. 올라가는 길목에 간월산 규화목도 구경하였다. 간월산에서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규화목(나무화석)이 발견돼 울주군이 보호틀과 안내판을 설치하여 내용을 상세하게 알 수가 있었다. 다시 정상을 향해 더 올라갔다. 천고지가 넘으니 내가 하늘 위에 올라온 것 같다. 출발지인 등억 온천주차장을 바라보니 아주 작게 개미처럼 보였다. 내가 신선이 된 것처럼 착각도 하면서 맑은 하늘이 눈이 부시었다. 청명하니 거울을 바라보듯 깨끗하듯 내 마음도 하늘 같다. 조금만 더 걸어가니 팻말 이정표가 보이는 걸 보니 정상이 눈앞에 다다른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날씨가 좋고 공기가 맑으니 정상에서 자리를 못 뜨고 비석 앞으로 많이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도착하니 하나둘 모두 훌훌 털고 일어선다. 나는 숨이 헉헉거리고 얼굴은 발갛게 홍당무처럼 변해있었다. 드디어 정상 비석이 보인다. 간월산 1,039m 반지르르한 비석이 우뚝 서 있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과 맞닿은 듯 하였다. 시간은 4시 30분을 가르치고 사진을 찍고 정확히 4시 46분에 하산을 시작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좀빨리 서둘렀다. 바람도 조금 강하게 불어온다. 우린 원점 산행이다. 차를 두고 와서 속도는 올라 올 때보다 더 빠르게 걷는다. 해는 벌써 뉘엇뉘엇 서산으로 기울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춥게 느껴졌다. 너무 좋아서 한번 다시 오자는 말을 건네고 서둘러 하산하였다. 걸음이 빨라도 내리막길이라 발목관절에 무리가 안 가게 해야 하였다. 한참을 내려오니 점점 어둠이 짙게 깔리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안 하여 그냥 내려올 수가 없어 핸드폰에 비상 불을 켜고 끝까지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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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오후 시와의 산책 가을사랑 / 유진숙가을 사랑 유진숙 황금빛 들녘에 서니 한 줄기 서늘한 산들바람이 폭염에 뜨거웠던 가슴을 뚫고 지나간다 알록달록 수채화 같은 한 폭의 그림도 무색할 만큼 빈 허공만 쓸쓸한 중년의 가슴을 쓸어내린다 서로 부둥켜 안고 사각대며 연정을 속삭이는 갈대들이 텅 빈 내 마음을 흔들어댄다 풀꽃이 시들며 뿜는 담백하고 깔끔한 향기가 청아한 가을 하늘에 퍼지는 이 가을의 매력에 흠씬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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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선] 시와의 산책 / 추석풍경 / 유진숙추석풍경 / 유진숙 고요한 달빛이 서리면 가슴 한쪽에 그리움이 파도를 친다 마음은 설렘으로 머나먼 고향 반짝이는 별빛을 타고 달린다 우리 집 뒤안길 옆에는 대추나무 가지 위 둥근 보름달 걸려 날 오라 부르는데 돌림병 코로나가 버티고 서 있네 부지런한 울 엄마 전 부치고 생선 찜통에 찌고 나물 무치며 정성으로 빚는 송편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에 손가락 줄이 들어간 고운 자태를 뽐내며 가마솥에 김이 오르도록 찌고 아버지는 뒷산 밤나무 밭에서 자루 속에 입이 딱 벌어진 밤송이 가득 채워 올라 메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그리운 고향 풍경이 돌림병으로 가족이 흩어지는 명절 풍경이 바뀌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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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선] 시와의 산책 / 그리운 고향 / 유진숙그리운 고향 / 유진숙 풍요와 포만감을 안긴 시월 별과 달 사이로 여문 밤 삶의 표본에 맞추어 조금씩 야위어 가는 소박한 꿈 날마다 생각 나는 고향의 향연 넓은 뜨락에 빈 마음 누가 채워줄까 농익은 자리 돌림병으로 세상에 눈물까지도 메말라버린 명절 한가위 누가 위로해줄까 코로나로 모든 것이 변해가는 추석 풍경 유리알처럼 하얗게 부서져 갈바람 스치면 이른 추위에도 붉게 익어가는 가을 변함없이 코로나 무시하고 황금 들녘으로 마중하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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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한과 / 김종근한 과 / 김종근 이 맘때쯤이면 부모님 드시라고 보내는 나만의 작은 선물 입안에 넣고 맛도 느끼면서 천천히 드시라고 포장도 예쁘게 하고 즐거워하실 부모님 생각에 나도 같이 행복하고 즐거웠던 그때의 기억들 지금 이 마음을 무엇으로 달래야 할지!! 빈자리가 너무나 크구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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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와의 산책 / 생일 / 김종근생일 / 김종근 그리움이 몽글몽글 솟아난다 부모님의 모습이 생각나는 그런 하루가 될거같다 이제는 은발도 어색하지 않은 반백살 새벽녘 찬바람에 어깨를 움츠리며 지인들의 축하 메세지를 보면서 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들! 생일 축하한다 이 말씀이 귓가에 울리는 이른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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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와의 산책 / 수양버들 / 유진숙수양버들 / 유진숙 푸른 호숫가에 튼실히 뿌리 내린 채 하늘거리는 치맛자락 네 그림자는 물 속에서 천연의 녹두빛으로 물들고 한낮이 되자 비늘처럼 반짝이며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네 가을을 부르지 마라 휘영청 늘어진 네 잎이 떨어지면 뻐꾹새 울고간다 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꿋꿋이 서서 솔바람을 맞을 버들이여 백년을 기다려 널 만났으니 다시는 널 놓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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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가을사랑 / 유진숙가을사랑 / 유진숙 갈바람 일렁이는 초원에 앉아 보니 나뭇잎 향기로움 보이지 아니하고 붉어진 황톳길 따라 사랑으로 걷는다 억새밭 사이사이 그리움 일렁일 때 갈색 물결 춤을 추니 찡하도록 가슴 벅차 가을이 물들어가니 고운 사랑 익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