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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와의 산책 / 수양버들 / 유진숙

기사입력 2020.09.1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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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버들 / 유진숙

 


푸른 호숫가에 
튼실히 뿌리 내린 채
하늘거리는 치맛자락


네 그림자는 물 속에서 
천연의 녹두빛으로 물들고
한낮이 되자 비늘처럼 반짝이며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네
 

가을을 부르지 마라
휘영청 늘어진 네 잎이 떨어지면
뻐꾹새 울고간다


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꿋꿋이 서서
솔바람을 맞을 버들이여


백년을 기다려 널 만났으니
다시는 널 놓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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