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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늙어가는 여자 / 서명숙

기사입력 2020.10.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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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여자 /서명숙


섬 한 채가 떠있다

그 섬에 
누가 살까

주름진 바닷가에
힘없이 누워있는 섬 하나

하얀 머리카락 풀어헤친 낡은 바람이 
서글피 운다

파랗게 떠있던 섬은 
짙은 보라색 파도소리만 
실컷 때려놓고

언제 어떻게 어찌하여
하얀 섬으로 갈아치우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처연하게 
쪼그리고 앉아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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