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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풍경 / 유진숙
고요한 달빛이 서리면
가슴 한쪽에
그리움이 파도를 친다
마음은 설렘으로
머나먼 고향
반짝이는 별빛을 타고 달린다
우리 집 뒤안길 옆에는
대추나무 가지 위 둥근 보름달 걸려
날 오라 부르는데
돌림병 코로나가 버티고 서 있네
부지런한 울 엄마
전 부치고 생선 찜통에 찌고
나물 무치며 정성으로 빚는 송편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에 손가락 줄이 들어간
고운 자태를 뽐내며
가마솥에 김이 오르도록 찌고
아버지는 뒷산 밤나무 밭에서
자루 속에 입이 딱 벌어진 밤송이
가득 채워 올라 메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그리운 고향 풍경이
돌림병으로 가족이 흩어지는
명절 풍경이 바뀌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