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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울산 차문화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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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뉴스

제14회 울산 차문화 한마당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상도

1. ’울산 차문화 한마당‘ 행사 개요

제14회 울산 차문화 한마당은 11월 2일 BBS 울산 불교방송 주최로 울산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BBS울산불교방송이 2008년 개국과 함께 시작한 차문화 축제가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하였다.

이날 행사는 ‘울산다도예절협회(회장 황정자)’의 ‘향도(香道) : 격화훈향법(膈火薰香法)’ 식전 다례시연을 시작으로 개막식과 축하공연에 이어 2부 다레시연 영축다도회(지도 김계순 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의 ‘앵통가루차 명상’ 시연, 차 학술 세미나, 통도요 김진량 작가의 특별전시 ‘보궁향연’ 등으로 진행됐다.

개막식에서는 울산 차문화 계승 발전에 공로가 큰 한국차인연합회 정로회 최인숙, 태화문화차인연합회 권옥희, 삼다행차회 임위순 회장 등에 대한 감사패 수여가 있었다. 이영수 울산불교신도회장은 정토사 덕진스님에게 지역불교발전에 공헌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했다.

축하공연 프로그램으로 울산불교방송 합창단, 무용단의 공연, 퓨전 국악 오방가르드의 공연이 있었고 울산차인연합회, 통도사선다회, 월봉사달빛다도회, 등 10여 개 팀이 꾸민 찻자리의 다양한 차 시음회, 예명다례원의 다례체험장이 운영되었다.

 

차와 관련된 차 학술 세미나에서는 경주 기림사 부주지 영종스님의 ‘한국 차문화 이야기’ 주제발표, 부산대 이병인 교수의 ‘한국 최고의 다서(茶書) : 한재 이목(寒齋 李穆)의 다부(茶賦)’ 주제발표가 있었다.

2. 예다원의 고예정 회장

필자가 이 멋진 행사를 참관하게 된 것은 ‘예다원’의 고예정 회장님 덕분이었다. 울산시 다운동에 있는 야생 차나무 군락지를 사진 찍으러 갔다가 심기보 다운동 통장을 우연히 만나고, 심 통장의 소개로 고예정 회장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고회장은 다운동 야생 차나무 군락지 바로 앞의 텃밭에 차나무를 재배하여 차를 만들고 예다원을 운영하며 회원, 울산시민들에게 다도 예절을 가르치는 분이었다. 차밭이 있는 농막에서 차를 마시며 차에 관한 많은 대화를 하였다.

필자가 양산의 다방동에 있는 야생 차나무 군락지, 차나무를 휘감고 있는 칡덩굴을 제거하며 관리하고 상황을 설명하였다. 고회장은 울산의 다운동의 지명 유래, 차밭인 다전, 그리고 태화강 십리대밭에 차나무를 식재하였던 경험담을 들려주고, 다경, 차문화연구논문집, 다담 월간지, 다심 책 등 4권을 주어 감동받았다. 그리고 ‘울산 차문화 한마당’ 행사에 초청하였다.

 

고예정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성균관의 예절 교육 강사, 우리나라 다도예절 교육의 원조이자 다인들의 스승이다. 전국 각지에 다도 예절 교육을 전파시킨 선구자로 활약하였다. 양산문화원에서 다도 교육을 가르친 바 있었다. 한국 차 학회 창립 이사로 활동하며, 제1회 경주문화엑스포에서 다도문화교류전 주관, 제1회 대전 한밭 차 문화제를 주관하였다.

제1회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다례시연 주관, 미국 LA국제문화연합회 초청 다도강연 및 시연, 일본·중국 국제문화연합회 초청 다도 강연 및 시연, G20 국제정상회의 다례 시연, 경주 충담재 오성헌공다례 1회부터 현재까지 주관하고 있는 다도의 권위자이다. 필자에게 차와 다도에 관한 문헌 자료와 정보를 제공해준 고예정 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3. BBS울산불교방송 이진용 사장 인사말

 

여러분 반갑습니다. 가을 산사는 단풍으로 곱게 물들고,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 탓에 따 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BBS울산불교방송은 2008년 개국과 함께 울산의 차 문화 명맥을 잇고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울산 차문화 한마당’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벌써 14회째를 맞아 더욱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는 올해 조계종 제15교구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에 취임하신 현덕 스님과 새롭게 울산불교종단연합회를 이끌게 되신 혜원 스님을 비롯한 대덕스님들께서 함께 해주셔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바쁜 시정에도 불구하고 자리해 주신 김두겸 시장님과 김기환 시의장님, 천창수 교육감님 등 내외귀빈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올해 제14회 울산 차문화 한마당은 지역의 모든 차인들이 동참해, 다양한 차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례 시연과 시음, 체험을 중심으로, 경주 기림사 영송 스님과 부산대 이병인 교수의 차학술 세미나, 그리고 통도요 김진량 작가 특별전과 축하공연 등으로 꾸며집니다.

 

차인 한분 한분의 정성이 모여 이 자리가 마련된 만큼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 행사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아마 롯데호텔 이곳에서 ‘차문화 한마당’ 행 사가 열리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울산의 차문화가 불교, 사찰과 함께 해왔듯이, 내년엔 BBS울산불교방송도 새롭게 태어납니다. 내년 4월 중구 성안동에 건립될 ‘울산 태화문화체험관’으로 사옥이 이전되고, ‘차문화 한마당’ 행사 역시 내년부턴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더욱 발전하는 BBS울산불교방송, 울산차문화한마당 행사가 되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를 당부드리면서, 오늘 준비한 행사 프로그램, 잘 즐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4. 통도요 김진량 작가 초청 특별전 ; 보궁향연

 

옛 선조들은 예술작품을 볼 때 문자향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훌륭한 예술품은 생명력을 지닌 것이며 생명력은 예술품을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될 때 가장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전통 도자기는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한국 전통 도자기란 우리 고려, 조선시대 선조 사기장님들이 사용한 대한민국에서만 나오는 우리 몸에 좋은 백토와 화학적인 재료가 섞이지 않은 모두 우리 선조들의 생명력이 고여있는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외국의 화학적인 유약 색에 의한 인위적인 도자기와는 달리 흙에서 나오는 자연적인 색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작품입니다.

 

김진량 도예작가 주요 이력

 

- 경상남도 문화·예술진흥원 이사

- 경상남도 도자기명장, 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자기 위원

- 도자기 국가자격증 시험감독

- 중국 하얼빈 국립대학교 초빙교수 역임

- 대한민국 신지식인

- 영산대학교 자문교수

 

저서/논문

 

- 몸에 좋은 조선사발과 힐링 1~2권

- 양산지역 도자기의 제작기법 재현을 위한 연구고찰

 

자격 기타

 

- 아랍에미레이트(UAE) 만수르국왕세자 초청 작품전달식 및 포럼

- 인도 모디총리 및 영국 왕실 닉클레그 부수상 특별초청 작품 소장

- 주한 인도문화원 작품 및 양산시립박물관 등 작품 연구 소장

- KBS 문화지도

- 명랑영화 드라마 등 작품 선정

- 한국 최초 춘사영화제 시상작품 선정

- 국립부경대학교 대학원 졸업

 

5. 차 학술세미나 “한국 차문화 이야기”

 

영송 운암(靈松 雲巖)

 

- 2015년 1월 ~ 현 대한불교 조계종 기림사 부주지

- 2016년 3월 ~ 현 불국사 승가대학 강주

 

1) 매월당 금오문화(梅月堂 金鰲文化) : 금오신화(金鰲新話)

 

흔히들 매월당을 일러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하고 방대한 양의 시와 글을 남긴 조선 최고의 문장가이자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서 충(忠)과 의(義)의 상징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는 또한 경주 남산 용장사에서 차를 직접 재배하고 초암차 풍류를 연출한 다인(茶人)인 동시에 승려 설잠(雪岑)으로서 일생을 운수행각에 의지한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매월당에게는 여러 모습과 평가가 있지만 우리는 먼저 그분이 남긴 문화가 이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겠습니다.

 

매월당의 내면세계는 스스로 자처한 기구한 삶 속에 중국의 대문호 소동파의 뱃속에 들어있는 불시의(不時宜), 즉 시대의 조류와 맞지 않은 천재적 사고로 엮여 있습니다.

 

일찍이 율곡 선생께서 매월당을 일러 심유적불(心儒跡佛 : 마음으로는 유교를 따랐지만 겉으로 드러난 행적은 불교였다.)이라 칭하였지만 불락양변(不落兩邊 :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다.)의 살림살이를 가지고 있는 자유인의 경계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표현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자취 속에서 세상에 도의를 바로 세우고자 함을 보았고 대방광(大方廣)한 화엄의 세계를 보았고 시대를 뛰어넘는 금오신화의 작품세계를 보았고 차를 직접 재배하고 전인적 차살림을 꾸려 일가를 이룬 초암차 문화를 볼 수가 있습니다.

 

매월당의 일생 중 가장 안정적인 세월을 보내며 천재적 광기를 누르고 금오신화의 집필과 초암차 문화를 형성했던 7년간의 경주 남산 금오산방에서의 생활은 그가 금오문화를 창출해 낸 시절입니다.

 

금오문화의 한 축인 한문소설 금오신화는 단순히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이라는 것에만 그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고가 탈고되자마자 일본의 지식인에 의해 일본으로 전해져서 목판으로 간행되어 동아시아 일대에 유포되어 애독된 당시의 베스트 셀러였습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생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명혼 소설, 또는 청춘 남녀의 연애소설이라 하지만 작품의 문장은 물이 흐르는 듯 유려하기 그지없어서 마치 송나라 시대 송사를 짓던 대문장가들의 솜씨인 듯 천재적 작문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초암차 문화(草庵茶 文化)

 

다인(茶人) 매월당은 한국 차 문화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67편 72수에 이르는 가장 많은 차시를 남기고 고금을 꿰뚫은 차의 인문학적 지식과 직접 차를 재배하고 제다에 이른 이학적 지식을 구비한 그야말로 이사가 원융한 전형적 차인이셨습니다.

 

특히 초암차 문화는 매월당만의 독특한 차 문화로서 일본 차 문화의 뿌리가 됨을 자주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암차가 일본 와비차의 원형임을 주장하기에는 그 증명 자료가 필요하기에 우선 몇 가지 주장을 제시합니다.

 

초암차 문화는 말 그대로 작은 초가집에서 화로를 놓고 철다관에 차를 우려 소박한 정원을 바라보며 자연과 동화되어 차를 마시는 차살림입니다. 당송시대를 거쳐 화려한 다구와 값비싼 차로 사치의 극을 달리던 차문화와 형식에 지우쳐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린 다례에 반기하며 소박한 초암 속에서 이루어진 매월당만의 독특한 차문화로 그의 시에서 표현한 내용을 참조하겠습니다.

鑵煮茶供客飮(철관자다공객음) 철 다관에 차를 달여 그대에게 올리옵고

瓦爐添辦香燒(와로첨화판향소) 질화로에 불을 더해 향 한줄기 사루노라.

 

질화로에 철 다관을 올려놓고 손님을 맞이하여 공경의 의미에서 일주향을 사루고 차를 우려 올리니 산꽃이 어우러진 초암에서 비가 그치고 달이 뜨고 고요한 경치 청아하여 서로의 정담 속에 밤이 깊어 가는 그림이 매월당의 초암차 문화입니다.

 

같이 차담을 나누던 일동승 준장로가 어찌 이 찻자리를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준초장로는 일본 무로마치 막부시대 교토 오산 중 덴류지 몽창화상파 계열의 외교선승이었습니다. 부사로 함께 온 앙지범고 선사와 염포 왜관에서 용장사 매월당 초당을 방문하여 매월당 다풍을 깊이 새기고 더불어 금오신화 원고까지 얻어 일본으로 전한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다완의 극치로 여기는 교토 다이도쿠지 고호안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본의 국보 기자에몬 이도다완이 조선의 막사발인 것처럼 그들은 한국인의 자연주의적 살림에 무한한 동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성향이 갇혀진 섬에서 극단적 자재와 엄격함으로 축소지향의 미의식을 만들고 규격화된 자연을 만들어 낼 수밖에 환경이었지만 유전자의 70%가 한반도에서 전래된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자연주의적 미의식에 무의식적 향수가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자연과 동화되어 물아일여의 찻자리를 구현하는 것이 초암차의 풍류라고 할진대 일본은 준초장로를 위시한 외교 사신단이 용장사 방문을 계기로 체험을 통해 그대로 일본에 전파하여 일본의 대표적 차문화 와비차 문화의 뿌리가 되게 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6. 차 학술세미나 “한국 최고(最古)의 다서(書) : 한재 이목(寒齋 李穆)의 다부(賦)”

 

이병인(李炳仁) 교수

 

-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전공(석·박사과정) 주임교수

- 제5대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생명자원과학대학) 학장(2015-2017)

- 한재 이목(寒齋 李穆) 선생 16세손

- 한재차연구소 소장, 한재기념사업회 부회장

- 환경부, 국토해양부,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경상북도 등 환경/문화부문 전문위원 역임

 

1) 한국차의 선도자 한재 이목(寒齋 李穆) 선생

 

한 시대를 앞서 살다간 사람들의 소중함과 진실된 가치는 오랜 시간이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차의 영광이 서서히 사그러지는 우울한 시대에 한국 차의 새로운 빛을 확연히 드러내 놓고 간 한국 차의 선도자로서 한재 이목(寒齋 李穆: 1471~1498) 선생의 가치 또한 그러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차 역사에서 "한국 차의 아버지(茶父)" 또는 "한국의 다선( 仙)”이라 부르는 한재 이목선생의 굳굳한 삶과 정신은 오늘에 와서 더욱 그 빛을 더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 차가 전래된 이후 수백년간 차에 관한 제대로 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차의 문맹기에 그래도 한국차의 선구자로서 다부(茶賦)라는 한국 차의 역사를 새롭게 장식하는 대표적인 차에 관한 전문다서(專門茶書)를 남기고 간 사람이 바로 한재 이목(寒齋 李穆) 선생이기 때문이다.

 

이천년의 우리나라 차의 역사에서 제대로 된 차에 관한 전문자료는 우리나라의 2대 다서(茶書)라 할 수 있는 연산군 때인 1490년대 중반경(1495년 공주 유배시 또는 1496년 사가독서시)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한재 이목 선생의 '다부(茶賦)'와 1837년에 저술된 초의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이 있다.

 

한재 이목(寒齋 李穆: 1471~1498) 선생의 가치는 한국차의 중흥조라 할 수 있는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보다 315년 전에 탄생하여 조선초기 차 문화의 정체기에 한국차의 특성과 차정신을 체계화하고, 새롭게 정립한 한국차의 선도자라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한재 이목 선생과 초의선사는 여러 가지로 비교가 된다. 한재 선생은 28세의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반면, 초의선사는 81세로 세수를 누리고 갔다. 한재 선생이 다부를 24~5세이던 1490년대 중반경에 쓴 반면, 초의선사는 다신전을 45세 되던 1830년, 동다송은 52세인 1837년에 저술하였다.

 

결국 다신전보다 330여 년, 동다송보다 340여 년을 앞서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차 자료를 우리에게 남겨 놓고 갔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일 한재 이목 선생이 일반적인 천수를 누리고, 오랫동안 살았다면, 보다 훌륭한 저서가 오늘에 남겨졌으리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윤필상이 정승이 되어 정권을 제멋대로 휘두를 당시 그의 간교한 행위를 지적하여 그를 간귀(奸鬼)라고 한 상소로 인해 성종 23년(1492년) 12월 4일 의금부에 갇혔다가 10일 후인 12월 14일 석방되기도 하였다. 23세 되던 해인 성종 24년(1493년) 10월 6일 정조사로 가는 장인인 김수손 선생을 따라 중국 연경에 갔다가, 24세인 성종 25년(1494년) 3월 10일 5개월여 만에 귀국하였다.

 

25세 되던 연산군 원년(1495년) 노사신에 대한 탄핵 사건으로 1495년 1월 27일 공주로 귀양 갔다가, 같은 해 5월 22일 풀려났으며, 동년 대과(科)에서 ‘천도책(天道策)’과 ‘등용인재책문(登庸人才策問)’으로 장원급제(壯元及第)하였다.

 

장원급제 후 정6품의 성균관 전적과 종학사회를 제수받았으며, 26세에 진용교위로 영안남도(함경남도) 병마평사로 부임하다가, 27세에 휴가를 하사받아 호당에서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했으며, 이 해에 청백리(淸白吏)로서 아호가 금강어수(錦江漁叟)인 아들 세장(世)을 낳았다.

 

28세인 연산 4년 윤필상, 유자광, 이극돈 등 훈구파가 성종실록 사초(史草)의 조의제문을 구실로 김종직 학파인 사림파를 모함하여 많은 선비들이 억울하게 처형 또는 유배당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화인 무오사화(1498년)에 연루되어 돌아가셨다.

 

그렇게 한재 선생은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로 안타까운 삶을 마감하였다. 사망한 후인, 연산군 10년(1504년) 갑자사화 때엔 다시 부관참시란 혹형까지 당하기도 하였다. 중종반정에 의해 연산군이 축출되고, 중종(中宗)이 등극하자, 그의 억울했던 죄명이 벗겨져 관직이 복직되고, 가산도 환급받았으며 명종 7년(1552년)엔 종2품인 가선대부(嘉善大夫), 이조참판(吏曹參判) 겸 홍문관제학, 예문관제학, 동지 춘추관 성균관사를 증직받았다.

 

* 다부에 나타난 차의 주요 특성

 

2) 차의 본질적 가치

 

한재 이목(寒齋 李穆) 선생은 차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 특성으로서 다부의 서문에서 “하늘이 만물을 낸 본 뜻(天生物之本意)”으로서 차 자체의 본질적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만물이 다 함께 하늘로부터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고 태어남을 가리키고 있다. 여기에는 차와 사람을 포함한 모든 만물이 포함되며, 모든 만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 가치와 특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3) 차의 세 가지 품(茶 三品)

 

한재 이목(寒齋 李穆) 선생이 한국 최고의 전문다서인 ‘다부(茶賦)’에서 언급한 차의 특성 중 하나로서 차의 품(品)을 세 가지로 구분한 것으로서 ① 상품(上品)은 능히 몸을 가볍게 하고, ② 중품(中品)은 피곤함을 가시게 해주고, ③ 차품(次品)은 고민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4) 차의 일곱 가지 효능(茶七效能)

 

한재 이목 선생이 다부에서 차가 가지고 있는 일곱가지 효능인 '다칠효능(茶七效能)'을 정리한 것으로서 ① 차의 첫 번째 효능으로서 마른 창자가 깨끗이 씻겨진다는 ‘장설(腸雪)’, ② 차의 두 번째 효능으로서 신선이 된 듯 상쾌하다는 ‘상선(爽仙)’, ③ 차의 세 번째 효능으로서 온갖 고민에서 벗어나고, 두통이 사라진다는 ‘성두(醒頭)’,

 

④ 차의 네 번째 효능으로서 큰 마음이 일어나고, 우울함과 울분이 사라진다는 ‘웅발(雄發)’, ⑤ 차의 다섯 번째 효능으로서 색정이 사라진다는 ‘색둔(色遁)’, ⑥ 차의 여섯 번째 효능으로서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진다는 ‘방촌일월(方寸日月)’, ⑦ 차의 일곱 번째 효능으로서 마음이 맑아지며, 신선이 되어 하늘나라에 들어선 듯하다는 '창합공이(閭闔孔邇)'를 이야기한다.

 

5) 차의 다섯 가지 공덕(五功)

 

한재 이목 선생이 다부에서 차가 가지고 있는 다섯 가지 공덕(功德)을 정리한 것으로서 ‘다오공(茶五功)’은 ① 차의 첫째 공덕으로서 목마름을 풀어준다는 ‘해갈(解渴)’, ② 차의 둘째 공덕으로서 가슴속의 울분을 풀어준다는 ‘서울(敍鬱)’, ③ 차의 셋째 공덕으로서 주인의 예로서 정을 나눈다는 ‘예정(禮情)’, ④ 차의 넷째 공덕으로서 몸속의 병을 다스린다는 '고정(蠱征)', ⑤ 차의 다섯째 공덕으로서 술에서 깨어나게 한다는 '철정(輟酲)’이다.

 

6) 차의 여섯 가지 덕(茶 六德)

 

한재 이목 선생이 다부(茶賦)에서 차가 가지고 있는 여섯 가지 덕(德)을 정리한 것으로서 ① 차의 첫째 덕은 ‘수덕(壽德)’이자 ‘요순지덕(堯舜之德)’으로 사람을 장수하게 하니 요임금과 순임금의 덕(德)이 있다는 것이고, ② 차의 둘째 덕은 ‘의덕(醫德)’이자 ‘유부편작지덕(兪附 扁鵲之德)’으로 사람의 병을 낫게 하니 유부나 편작의 덕(德)이 있다는 것이고, ③ 차의 셋째 덕은 ‘기덕(氣德)’이자 ‘백이양진지덕(伯夷楊震之德)’으로 사람의 기를 맑게 하니, 백이나 양진의 덕( 德)이 있다는 것이고,

 

④ 차의 넷째 덕은 ‘심덕(心德)’이자 ‘이노사호지덕(二老四皓之德’으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니 이노와 사호의 덕(德)이 있다는 것이고, ⑤ 차의 다섯째 덕은 ‘선덕(仙德)’이자 ‘황제노자지덕(黃帝老子之德)’으로 사람을 신령스럽게 하니 황제나 노자의 덕(德)이 있다는 것이고, ⑥ 차의 여섯째 덕은 ‘예덕(禮德)’이자 ‘희공중니지덕(姬公仲尼之德)’으로 사람을 예의롭게 하니 희공이나 중니(공자)의 덕(德)이 있다는 것이다.

 

7) 내 마음의 차(吾心之茶)

 

한재 이목(李穆) 선생이 ‘다부(茶賦)’의 결론으로 나타낸 말로서 뜻은 “내/우리 마음의 차(吾心之茶)”이다. 이 말은 곧 다부(茶賦)의 정화(精華)이자, 차인으로서 한재 이목 선생의 다심일여(茶心一如)의 경지를 그대로 드러낸 말로서 모든 차인들이 이루어야 할 상태를 말하고 있다.

 

이것은 한재 이목 선생이 제시한 진정한 차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덕성(德性)이자, 진 정한 차정신(茶精神)이고, 차의 정화(精華)이다. 그러므로 모든 차인들은 차인으로서 이상적인 세계인 ‘내/우리 마음의 차(吾心之茶)의 경지를 온전하게 드러내야 한다. 그러기에 모름지기 차인이라면, 차를 즐기며 ’내 마음의 차‘에서 ’우리 마음의 차‘로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차 세계와 차 정신을 이끌어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다부(茶賦)의 핵심은 한 단어로 ’오심지다(吾心之茶)‘이고, 줄여 말하면 ’심차(心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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