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1. 원동매화축제 재개
영남권을 대표하는 원동매화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다가 4년만에 재개되어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화사한 매화꽃을 즐기는 관광객은 교통 체증에도 불구하고 원동면으로 몰려왔다. 주차장 부족으로 주차를 못한 관광객은 가야진사로 발길을 돌리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경부선 원동역에 기차가 도착하면 많은 관광객이 쏟아져나왔다.
가야진용신제 보존위원회 사무국장인 박홍기 상쇠가 지휘하는 농악대가 원동역에서 관광객을 환영하였다. 철도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 농악대는 원동역을 마지막으로 빠져나오는 관광객까지 환영의 풍악을 울리지 못할 정도였다. 농악대는 공연하느라 금방 땀에 흠뻑 젖어서 중간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양산시의 대표축제로 외지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2023 원동매화축제는 3월 11일(토) ~ 12일(일) 양일간 원동면 소재지 원동주말장터 일원(원동면 원리 857-18번지 외), 신흥사가 있는 영포매화마을(원동면 원동로 2220)에서 열려 매화꽃을 보러온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순매원은 매화꽃, 경부선을 달리는 기차, 시원하게 펼쳐진 낙동강의 모습을 동시에 사진에 담을 수 있어 외지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유명하다.
순매원 매화꽃 전망대는 최근 포토존도 새로 설치되어 면모를 일신하였다. 이 전망대는 방송국 카메라 기자가 필수로 들르는 코스이다. 필자가 토요일 전망대에서 기차 사진을 찍을 때 바로 옆에 MBC 방송국 카메라 기자 두 명이 와서 촬영하였다. 또한 필자가 순매원 입구로 갔을 때 채널A 방송 카메라 기자 두 명이 촬영하고 있었다. 한편 전국에서 온 많은 사진가들이 전망대를 점령하고 사진을 찍었다.
일반 관광객도 매화꽃, 기차, 낙동강을 휴대폰으로 연신 찍었다. 가족단위 관광객, 연인들은 순매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열심히 찍었다. 전망대 데크가 아주 크게 확장되었지만 사진 촬영 명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꼼짝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전망대에서 순매원을 내려다 보니 많은 관광객들이 돗자리를 갖고와 매화나무 밑에 펼쳐놓고 앉아 쉬고 있었다. 순매원 정문과 후문으로 연신 관광객이 오르내렸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꽃이 원동면 순매원 일대에 피기시작하면 아름다운 매화꽃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경부선 철도를 달리는 새마을호 기관사가 쓴 수필을 보면 경부선 철도에서 가장 먼저 매화꽃이 핀다고 하였다. 기차에서 보면 순매원의 매화꽃이 가장 먼저 피는 것으로 보이지만 양산시에서 가장 빨리 피는 매화꽃은 천년고찰 통도사의 자장매이다. 자장매는 한겨울인 1월 초순부터 꽃망울이 맺히고 중순부터 꽃이 피기시작한다.
2. 축제장
원동매화축제는 매화꽃의 명소가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어 이러한 사정을 잘 모르는 외지 관광객은 순매원만 보고 가는 경우가 많다. 메인 축제장은 원동 주말장터 일원이고, 또다른 축제장은 천년고찰 신흥사가 있는 영포리 일원이다. 무대는 원동주말장터에 설치되었고, 영포리에는 공연 무대가 설치되지 않았다. 영포리의 쌍포매실다목적광장 주차장은 잡상인들이 천막을 치고 점유하였다.
순매원은 봄이 되어 매화꽃이 피면 전국의 방송에 자주 소개되는 너무나 유명한 명소로 관광객이 넘쳐 주차할 곳이 없어 문제다. 반면 영포리는 매화꽃 명소지만 순매원에 비해 홍보가 덜 되어 조용하게 매화꽃을 감상하기에 좋다. 필자는 축제 첫날인 토요일에 원동면 원리의 주차장에 9시 40분경 주차를 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영포리에 갔다. 이때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셔틀버스에 몇 명 타지 않았다. 영포리에는 명품 매화산책로가 있다.
매화산책로에 바로 올라가니 영포리 계곡의 앞산, 뒷산은 매화꽃 천지였다. 법관사 주변은 파란색 대나무, 하얀 매화꽃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웠다. 매화산책로에는 아직 관광객이 거의 없어 조용하였다.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두 팀이 아기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의 모습이 귀여웠다. 산책로 주변에는 주민들이 매실 엑기스, 봄나물 등을 펼쳐놓고 팔고 있었다. 연세가 많은 한 할머니는 유모차에 팔 물건을 싣고와 난전을 펼치고 있었다.
축제의 필수 요소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이다. 원동매화축제의 먹거리는 원동미나리, 원동딸기, 원동 토종 매실 엑기스 등이 있다. 원동매화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원동미나리축제가 시작되어 매화축제가 끝난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배내골에서 나는 고로쇠 약수도 특산품이다. 원동면에서는 딸기도 많이 재배하고 있는데, 딸기농장에서 딸기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평소에 원동딸기는 양산시종합농수산물센터, 탑마트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원동매화축제의 인기 요인은 청정미나리와 삼겹살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에는 멀리 청도군 한재 미나리를 먹기 위하여 원정을 가야만 했다. 원동청정미나리는 청정 지하수로 미나리를 재배하기에 논미나리의 거머리가 없다. 원동매화축제는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성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영포리의 매화꽃을 감상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원리 삼거리에서 내려 축제 부스가 펼쳐진 마을로 들어갔다. 원리마을은 벽화마을로도 유명하다. 원동면사무소 근처에 차려진 축제장 부스를 사진찍으며 가다가 양산시 도시재생 지원센터 부스를 만났다. 도시재생 사업을 관광객에게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김남용 센터장과 인사를 나누고 직원들과 반갑게 만났다. 김건우 연구원이 기념품으로 칫솔 세트와 컵을 선물로 주었다.
주차장에서 축제장으로 오는 제방둑에는 양산시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제작한 원동면 이야기가 각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 플래카드로 전시하고 있었다. 지나가면서 연로한 주민들의 옛날 추억담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원동마을 노명수 주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남편 고향이 원동이라 50년 전에 여길 왔지. 남의 일도 하고, 나물 같은 거 캐다 팔고, 산에 가서 풀 뜯어다 팔고, 양산장에도 가고, 구포장에도 가고, 원동장도 가고, 진짜 닥치는대로 오만 거 하고 살았데이.”
원동역으로 올라가다가 이종희 양산시의회 의장, 정숙남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의장 전속 사진 기자가 필자의 휴대폰으로 기념사진을 잘 찍어주어 감사드린다.
3. 순매원, 기차, 낙동강 사진찍기
순매원 전망대에서 끈질기게 기다리며 기차가는 모습을 사진찍었다. 날씨가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기차가 주중보다는 자주 지나가서 다행이었다. 원동매화축제 기간 중에는 코레일에서 임시열차를 편성하여 더 자주 기차가 지나갔다.
과거에 KTX열차가 모두 원동역을 지나갈 때는 순매원 근처에서 KTX 열차 상행선과 하행선이 교행하는 희귀한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이제는 울산통도사역으로 KTX열차가 주로 운행하기에 교행 모습은 더 이상 보기 힘들게 되었다. KTX 열차는 편성이 길기에 사진도 잘 나왔다. 요즘 무궁화호 열차는 편성이 짧아져 좋은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순매원을 지나는 상행선 열차 기관사가 기적을 울리면서 지나갔다. 기적소리는 원동매화축제를 축하해주는 기쁨과 행운을 가져오는 소리였다. 어떤 기관사는 기적소리에 관광객이 좋아서 손을 흔드니 답례로 또 한번 기적을 울렸다. 원동매화축제 때문에 주말에 증편된 열차가 원동역에서 정차할 때 열차를 꽉 메운 관광객이 내리고 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ITX 상행선 열차는 순매원 옆에서 서행을 하다가 결국 멈춰섰다.
매년 원동매화축제 기간 중 사진을 찍으면서 순매원 옆에서 열차가 정차한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열차에 탑승한 관광객과 일반 승객들도 순매원의 아름다운 매화꽃을 감상하기에 좋았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아무래도 열차가 빨리 통과하면 매화꽃을 순간적으로만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에 상행선 KTX도 평소보다 약간 느리게 운행하였다. 열차가 서행하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든 광경이다. 덕분에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많이 찍은 다음 순매원 정문으로 이동하였다. 순매원 입구 언덕에서 내려다 보며 사진 찍기 좋다. 기차가는 모습을 찍기 위해 계속 기다렸다. 마침 옆에는 젊은 부부가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매화꽃을 구경하고 있었다. 상행선 기차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순매원을 지나간다. 하행선 열차도 갑자기 나타나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다. 저멀리 가야진사 쪽을 쳐다보면 하행선 열차의 모습이 보인다.
마침 길게 꼬리를 무는 KTX 열차가 내려오고 있어 사진 찍을 준비를 하였다. 이제 원동역 근처로 접근하고 있을 때 옆에서 구경하는 젊은 부부에게 열차가 온다고 사진 찍을 준비를 하라고 미리 알려줬다. 열차가 지나간 뒤 사진을 잘 찍었느냐고 물어보니 남편은 잘 찍었다고 대답하였고, 부인은 어머니를 위해 양산을 들고 있다가 잘 찍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래도 알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자리를 떠났다.
오래 기다리며 기차 사진을 많이 찍고 순매원 안으로 내려갔다. 관광객들은 국수, 파전, 탁주를 사먹기 위해 길게 줄서고 있었다. 활짝 만개한 매화나무 밑의 탁자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있는 관광객들은 행복해보였다. 매화꽃 사진을 찍으며 순매원 후문 쪽으로 올라갔다 .반대로 후문에서 내려오는 관광객이 많아서 걸어가는데 시간이 지체되었다. 다양한 색깔의 매화꽃이 피어 아름다웠다. 가족단위 관광객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4. 원동매화축제 문제점
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통 접근성, 주차장, 셔틀버스 운행 등을 들 수 있다. 원동매화축제의 교통문제는 매년 되풀이 되는 지적 사항으로 개선되는 점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양산시 물금읍에서 원동면 소재지로 연결되는 1022번 지방도로는 굴곡이 심해 위험한 구간이 많아 속도를 제대로 내기 힘들다. 화제리에서 원리까지 직선도로를 개설하는 계획은 김일권 시장 당시에 중단되어 현재까지 진척이 없어 아쉽다. 나동연 시장 재임 기간에 해결되어야 한다.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순매원 바로 옆에는 경부선 원동역이 있어 교통 문제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코레일에서는 축제 기간 중에는 임시 열차를 증편하여 관광객을 대량으로 실어날라 다행이다. 부산시민, 양산시민, 밀양시민, 대구시민, 수도권 시민들은 기차를 타고 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숙남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물금역에서 기차를 타고 오니 5분 정도 걸렸다고 하였다. 만약 승용차를 타고 오면 정체가 심해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의 관광 대세는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차장 확보도 중요하다. 교통 지체를 뚫고 천신만고 끝에 도착하여 임시주차장으로 갔는데, 이미 만차가 되어 주차를 못해 애를 먹는 관광객도 많다. 축제를 벌여놓고 관광객 수용태세가 갖춰지지 않으면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수차례 제시하였는데, 1022번 도로의 굴곡이 심한 구간을 직선화 하면서 산을 깎아내어 순매원 가까운 곳에 주차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화제리에서 원리까지 직선도로를 신설하기 전에 경남도비를 확보하여 주차장을 마련하였으면 좋겠다.
필자가 축제 전에 지적한 순매원 전망대 아래 버려진 쓰레기도 축제 때 치우지 않고 그대로였다. 관광객이 던져버리는 쓰레기를 자주 수거해야 하겠다. 순매원 바로 뒤의 매화나무가 칡덩굴을 뒤집어쓴채 꽃을 피우지 못한 것도 그대로였다. 칡덩굴을 제거하고, 나무가 죽었으면 제거하고 새로 심어야 하겠다. 양산시에서 좀 더 신경을 쓰면 순매원 부근의 매화꽃을 더 오래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주차장이 순매원 축제장에서 멀어 걸어가는 구간도 길어 불편을 초래하였다. 영포리는 셔틀버스를 내리면 바로 매화산책로와 연결된다. 축제 전에 인터넷을 살펴보니 주차장에서 주차료, 셔틀버스 이용 요금을 받는다고 소개되어 있었는데, 전부 무료였다. 일부 블로거의 잘못된 정보로 양산시의 이미지만 나쁘게 되었다.
축제장인 원동주말장터에서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요금이 요즘 양산시내 일반 식당과 비슷하게 비싼 느낌이 들었다. 소고기국밥 만 원, 미나리파전 만 원, 오뎅 한 개 1천 원, 순대 1인분 5천 원, 막걸리 5천 원, 거기다 카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반면 순매원은 국수 5천 원, 파전 5천 원, 어묵 한 개 2천 원, 탁주 4천 원이었다. 원동매화축제 운영본부/ 안내에서 관광객 만족도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토요일 축제 구경을 하고 오후에 집으로 돌아올 때 물금쪽으로 가는 1022번 지방도는 정체가 예상되기에 영포리, 에덴밸리스키장으로 가는 도로를 이용하였다. 영포리 축제장에 가까워질수록 차량 정체가 심해졌다. 30분 이상 지체되었는데, 원인이 영포리 축제장 앞 도로에 양쪽으로 주차한 차량 때문에 교행이 쉽지 않아서였다. 또한 영포리에 승용차를 이용한 관광객도 많아서 주차할 곳을 못찾아 정체가 가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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