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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처님 오신 날, 전야 영상 포스팅(통도사, 서운암, 내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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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019 부처님 오신 날, 전야 영상 포스팅(통도사, 서운암, 내원사)

“‘여래는 사후에 존재한다.’고 나는 단언하지 않았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단언하지 않았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라고 단언하지 않았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단언하지 않았다.

사진=김성희 사진 작가

연결=강동환 전 SNS

영상=YSN양산스마트뉴스 영상부


매년 맞는 ‘부처님 오신날’이지만, 올해는 좀 더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헌법적 가치를 짓밟은 대통령과 주변 권력자들이 파면당하거나 구치소에 있고, 그 결과 치르게 될 총선과 북한 핵을 둘러싼 긴장과 갈등이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돌이켜보면 이런 갈등은 한국전쟁이 온전한 평화로 이어지지 못한 정전체제(停戰體制)로 전환된 이후 지속되면서 익숙해진 것이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우리들의 불안감은 외부자의 시선에서 보면 기이할 정도로 높지 않기도 하다.


내가 스스로 불자임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는 대체로 둘이다. 하나는 마음속에서 평화로움으로 떠올릴 수 있는 절에 연등을 달 때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이 어지러울 때 펴드는 경전 속 부처님과 만날 때이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한다.’고 나는 단언하지 않았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단언하지 않았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라고 단언하지 않았다.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단언하지 않았다.


나는 왜 단언하여 말하지 않았는가? 왜냐하면 이것들은 목표와 이어져 있지 않으며, 청정한 삶의 근본에 적합하지 않으며 깨어있음으로 이끌지도 않고, 욕망의 버림, 갈애의 소멸, 평화로움, 최상의 지혜, 깨달음, 열반으로 이끌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한 독화살의 비유가 들어있는 이 초기경전에서 만날 수 있는 부처님은 근원적인 의미에서의 실용주의자이시다. 얄팍한 의미의 쓸모를 따지는 실용주의자가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만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 유한한 존재인 우리가 좀 더 근원적인 깨달음과 열반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매우 친절한 어투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여래가 단언하여 말씀하시는 것들은 무엇일까?


“그러면 나는 무엇을 단언하여 말했는가?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나는 단언하여 말하였다. ‘이것은 괴로움의 근원이고 소멸이며, 소멸에 이르는 길이다.’라고 나는 단언하여 말하였다.


나는 왜 그것들을 단언하여 말했는가? 왜냐하면 그것들은 목표와 이어져 있고 청정한 삶의 근본이며, 깨어있음으로 이끌고 욕망과 갈애의 소멸, 평화로움, 최상의 지혜, 깨달음, 열반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다른 종교나 철학과 비교하여 불교의 고유성이 돋보이는 지점인 이러한 실용주의는 지혜와 깨달음, 평화의 실용주의라고 부를 만하다. 대승경전과 초기경전 사이의 긴밀한 연계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지니고 있는 필자에게도, 초기경전이 지니는 생생함과 그것으로 인한 붓다와의 직접적인 대화 가능성에의 열림은 늘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서곤 한다.


붓다의 가르침이 우리 일상 속에서 살아있어야만 불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살아있음’은 각자의 삶 속에서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지만, 최소한 부처님이 단언하여 말하지 않고자 하신 것에 집중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그 분이 단언하여 여러 번 말씀하시고자 한 것을 중심축으로 삼아 우리 일상을 이끌어가고자 노력해야만 온전한 의미의 불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부처님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초기 농경사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권력자들과 잉여생산물들을 매개하는 상인계층이 등장하던 시기에 살았던 고타마 붓다와, 자본주의의 물결이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휘감아버리면서 위험과 피로사회 속에서 무감각해진 채 하루하루 견디고 있는 우리는 겉으로는 매우 다른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개인화와 자본주의 사회에 철저하게 매몰된 이중적이면서도 모순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처럼, 자신의 일상이 다른 사람과 세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의식 속에서는 철저한 개인화를 경험하는 인간들은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우리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삶에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낼 수 있는 시야와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어두움[無明]의 일상에 맹목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다. 이기성과 고립성으로 무장하고서 욕망과 갈애로 하루를 채워가는 죽음의 삶은 우리 모두가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서곤 하기 때문이다.


‘모든 형성된 것들은 사라지게 마련이다.’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금 이 순간에 살리고자 한다면 먼저 지금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충실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것이 개인의 행복과 사회 정의, 세계 평화 사이의 긴밀한 연계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는 깨침이 절실한 시절을 건너고 있는 중이다. 우리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광명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펌]박병기,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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