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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9봉 무박 종주 김규완철인 산행 인터뷰 - 와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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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영남알프스9봉 무박 종주 김규완철인 산행 인터뷰 - 와이뉴스

늦가을 내원사 길을 철인 김규완 (53세 북정 글라스스토리 안경)와 조깅하며 영남알프스 산행을 인터뷰하였다.

 

늦가을 내원사 길을 철인 김규완 (53세 북정 글라스스토리 안경)와 조깅하며 영남알프스 산행을 인터뷰하였다.

 

영남알프스9봉

고헌사-고헌산-외항재-대현3리복지회관-문복산-운문령-상운산-가지산-아랫재-운문산-아랫재-남명삼거리-도래재고개-천황산-재약산-주암계곡-간월재-간월산-간월재-신불산-영축산-지내마을

 

김규완철인 산행 후기 

 

여행을 떠난다는 건 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더구나 가을에 떠나는 여행이라면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그 동안 마음에만 담아둔 계획을 드디어 행동으로 옮기는 날이다.

 

 

영남알프스 9봉(고헌산,문복산,가지산,운문산,천황산,재약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 해발고도 1,000m 이상 산군들이 모여있는 낙동정맥 그 장엄한 마루금을 무박2일에 걸쳐 대략 65km를 걷는 여정에 오른다.

 


2020년 10월 31일 토요일, 시월의 마지막 날 밤 울주군 상북면 신기마을 지나 고헌사에서 출발한 우리들 16명은 통성명도 없이 서둘러 해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가파른 숲 길을 가쁜 숨을 뱉어 내며 고헌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길은 시작과 동시에 끝까지 된비알의 연속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휘영청 보름달에 숲은 고즈넉하기 만 하다. 고도를 높일수록 발 아래 상북면 일대와 멀리 언양까지 환하게 밝힌 불빛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추 한 시간 남짓 무렵 고헌산 정상부에 도착 후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후미 그룹을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서성이는데 옷섶 사이로 파고드는 한기가 매섭다.

 


등줄기에 맺힌 땀마저 식고 나니 더하다. 후미조 합류 후 서둘러 외항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 한다.


자그마한 또 다른 정상석을 지나자 마자 내리막 길은 자갈 투성이 흙길을 미끄러지 듯 내려가다 완만한 숲 길로 접어 들어 한참을 내려간다.


어느새 산길을 벗어나 문복로를 달리다 대현3리 복지회관을 에돌아 문복산 등산로로 접어 들었다.


가파른 오르막 숲길은 고헌산과 다를게 없다.각자의 속도에 맞게 오르다 보니 깜깜한 숲속에 혼자 걷기 일쑤이다. 가끔씩 산 아래 마을에서 들려오는 개짓는 소리마저 반가울 따름이다. 길 떠날때는 바늘조차 두고 가라 했던가?


나 또한 홀가분한 마음으로 입은 닫고 자연의 품속에서 나를 만나며 삶을 되돌아 보고 걸을 뿐이다.


밤 열시 정각 문복산 정상에 올라선다. 먼저 도착한 분들 체온유지가 힘든지 천천히 걸어 가자는 말에 묵묵히 그들의 뒤를 따른다.


운문령으로 가는 길 서북능선 방향 헬기장 지나자 마자 암릉에 올라 그대로 직진을 한다. 문복산 정상에서 암릉까지 거리는 대략 100미터 뒤에서 따라오는 후미그룹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완만한 능선을 지나 점점 가파른 골짜기로 내려간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얼마를 더 내려 갔을까? 앞서 걷던 이들이 멈춰 섰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길은 잘못 들은 것 같단다. 폰을 꺼내 얼른 통화를 시도하지만 불통지역이다. 깊은 골짜기에서 고개를 젖혀 올려다본 까만 하늘은 눈곱자기 창만큼 인색하게 열려있었다.

 

내려온 만큼 다시 오르면서 후미그룹과 통화를 시도 하지만 좀체 연결이 되지 않는다. 고함을 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한 시간도 넘게 헤매다 능선에 올라선다.


겨우 통화를 하고서야 헬기장 지나 암릉에서 직진이 아니고 좌측 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단다. 산 하나를 내려갔다 올라온 탓에 데미지가 크다.


선두그룹 중에 그 누구도 운문령으로 가는 길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니 당황스럽고 헛웃음이 난다. 속으로 괜찮다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인생사 새옹지마 아니든가.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듯 차분한 마음으로 이정표를 눈여겨 보며 능선길을 걷는다. 그래도 발 아래 마을을 밝히는 불빛들은 눈부시게 빛나고 하늘과 맞닿은 거뭇한 능선들은 매혹적인 몸짓으로 다가온다.


일행들 중 맨 끄트머리에 쳐져 얼마나 더 걸었을까? 운문령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이 훌쩍 넘은 12시50분 앞서간 이들은 벌써 한 시간 전에 이곳을 지나갔다.


왼쪽 도로를 따라 20여 미터 걷다 오른쪽 임도를 따라 오른다. 간혹 임도와 임도를 가로지르는 험한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상운산 정산이 하늘을 찌를듯 눈 앞에 우뚝 치솟아 있다.


갈림길에서 왼쪽 가지산 방향으로 걷다 보니 쌀바위 대피소에 도착 시계는 벌써 2시를 가르키고 있다. 백팩에 보관 중이던 1리터의 물은 목 마를때 마다 조금씩 아껴 마셨지만 바닥을 보이고 있다.


쌀바위 아래에 물을 보충할 수 있다는 일행의 말에 데크 계단을 밟고 올라 바위 아래 놓인 플라스틱 물통을 확인해 보니 안은 바짝 말라있다. 난감한 상황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무도 없는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물통 덮개를 열어보니 생명수가 반쯤 채워져 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비록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운 밤 시간에 먼 길 가는 나그네가 목이 말라 한모금 마셨다고 나무라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미안한 마음과 고맙다는 말을 속으로 되뇌이며 쌀바위를 넘어 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지산 정상에 이윽고 도착한다.

 
영알 9봉 중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가지산은(1,240m)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남 밀양시 산내면 그리고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 걸쳐있다.


날카로운 암릉 아래 헬기장에는 백패커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다. 지금부터는 익숙한 길 남서쪽 능선을 타고 걷는다.


지금 향하고 있는 아랫재와 운문산 일대는 나의 부모님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곳이다. 바쁜 농사철 틈틈이 깊은 산속을 헤매며 산나물이며 각종 약초들을 보따리 한가득 등짐에 담고 산그림자가 마을에 내려 올 무렵 지친 모습으로 걸어 들어 오시던게 아직도 나의 기억에 생생하다.


그 생각 때문일까? 이번 산행 중 제일 까탈스럽고 험한 아랫재까지의 내리막과 아랫재에서 운문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그리고 또 다시 아랫재로 내려오는 길이 적어도 덜 힘든 느낌이었다.

 

운문산 중턱에 위치한 내가 태어나고 자란 하양마을에 도착 하여 동네 형님 집 앞을 지나치다 전화를 한다. 얼굴이라도 보자 싶었는데 형수는 창고에서 사과 한박스를 대뜸 들고 오신다.


그 상황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난다. 사과 한 박스를 들고 산을 넘는 상상 말이다.


대신 봉지에 맛있는 사과를 열 개 정도 담고 남명 삼거리까지 걸으면서 먹는데 그 맛이 꿀맛이다. 고헌산 정상 이후 처음으로 전 대원이 남명삼거리 편의점에 모였다. 컵라면에 밥 한덩이 넣고 마시듯 입속으로 심킨다.

 

마른 하늘에서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우의를 꺼내 입고 맨 뒤에서 도로를 따라 걷다 도래재 고개마루에서 좌측 숲길로 접어 들면서 속도를 높인다.


된비알과 능선길 그리고 산죽 사잇길을 지나 천황산 정상에 올라 서니 오전 열 시이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멀리 밀양과 양산 방향으로 바라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


산 넘어 산들이 겹겹이 쌓여 한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졌고 그 사이 사이에는 옅은 안개마저 드리워져 자연이 만든 정경에 넋을 놓고 바라볼 뿐이다.

 

기다리다 겨우 사진 한 장을 찍고 사자평으로 내려서자 마자 재약산으로 다시 오른다. 누군가 심어 놓은 듯 옹기종기 바위들 투성이 길을 지나다 보니 등산객 또한 부쩍 눈에 띈다. 트레일런 선수와 등산객이 등산로 마다 즐비하다.


비켜주는 등산객에게 감사의 말도 잊지 않고 건네고 왔던 길을 되돌아 오다 우측 주암계곡으로 내려선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계곡에 물이 가득 흐르고 곱디고운 단풍이 알록달록 물들었다.


흐르는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엉덩이 붙이고 앉아 지그시 바라보고 싶었다. 그것도 종일 빈둥빈둥 거리며 말이다. 지나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뭐가 거리 급한지 맨 날 마음 뿐이다. 지금 이렇게 걷는 것도 감사할 따름이지만 앞으로는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


열심히는 살아가데 그게 최선은 아니라는 걸 요즘 새삼 느끼고 있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생각보다 길다. 길을 걷다 잠시 멈춰 서서 흐르는 물에 목을 축이기도 하고 물통 가득 맑은 계곡물을 채운다.

 

주암마을에 닿았다. 마을 주민께 간월재로 가는 길을 묻고는 곧 간월재로 향하는 임도에 접어 들었다. 간월재로 가는 길은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이다. 그 길을 따라 몇 굽이 돌고나니 간월재가 코 앞이다.


간월재 고개마루에 서니 바람이 차다. 몸도 치쳐가고 배도 허기진다. 무거워진 발걸음을 한걸음 옮길때 마다 힘에 부친다. 하지만 얼마남지 않았다.


암릉을 밟고 넘어 간월산 정상에 올라선다.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한 줄이 만만찮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셀카만 찍고 돌아선다.


간월재로 내려와 마지막 오르막 신불산을 향해 힘을 낸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오르다 중간 즈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얼마남지 않은 거리에 잠깐 다리쉼 하고 가자는 생각으로 여유를 부려 본다. 에너지 젤도 하나 먹고 떡도 하나 먹었다.
다시 주섬주섬 짐을 챙겨 정상을 향해 오른다. 암반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니 신불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까지는 완만한 평지 길이다.


지나온 길에 비하면 이제 남은 거리는 그저 그만이다. 마음 부담이 사라지니 발걸음 또한 가볍다. 간월산 정상에 비해 신불산 정상은 인적이 뜸하다. 그 만큼 오르기 힘들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신불산을 지나면서 바라본 영축산과 함박등,채이등,죽바우등,시살등,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사실 늘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오늘 걷는 이 길에서 영축산이 끝이 아니라 몸상태에 따라 더 걸어 볼까도 출발하기 전에 생각했었다. 긴 여정의 마지막인 영축산 정상을 밟은 오후 3시 23분까지도 살짝 고민하다 생각을 접었다.


이번 가을 여행은 여기가 종착역이다.
무박 2일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니 감정이 복받쳐 온다.

* 필수 준비물품

*전조등.손전등(헤드랜턴)
-예비 건전지

*먹거리: 주식 3회분  이상(김밥,빵,떡 본인 취향에 맞는 것)

*비상식:파워젤,에너지바,사탕,초클렛,비스켓 등

*물: 물통2개 이상 1리트

*옷: 이동시-상,하의 긴옷,바람막이, 비옷(일회용)
 준비물: 장갑,버프,모자,봉지커피 (가벼운 패딩),
 등산용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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