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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의 툐요 산책 / 양산시인 남경희의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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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시인과의 툐요 산책 / 양산시인 남경희의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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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 남경희

    

몇 개의 돌을 담 쌓아서

내 땅이라고 표시를 하는 어머니

 

작은 땅이라도

유채꽃 피면 노란 나비 떼 날아오고

남해바다의 심장을 흔드는 꽃바람도 불어오고 있다

 

어머니는

한 뼘의 텃밭에서 마늘을 심고 양파를 키우며

굽어진 허리를 비틀 비틀 흔들고 다닌다

 

힘없이 넘어진 자식들 세워주고 다독이며

주름진 얼굴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어도 좋은 어머니

 

어머니는 객지에 나간 자식들 걱정에

논두렁에 세워둔 돌 하나씩 만지작거린다

 

닳도록 만져도

그리움은 바라지 않아 자꾸만,

어머니 가슴에 돌무덤이 쌓여간다

 

언제쯤 에메랄드 빛 돌이 될까

언제쯤 바다를 닮은 돌 하나 가질 수 있을까

  

출렁이는 가슴에서 어머니의 돌탑이 무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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