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뉴스목록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 유진숙 시인의/포구포 구 / 유진숙 계절이 변할 때마다 포구는 늘상 시장통이다 샛바람 불어오니 조롱조롱 매달린 가로등 불빛은 파도 소리에 장구춤을 춘다 고깃배 위에서 그물을 만지는 어부의 손놀림이나 하나둘 모여드는 상인의 발걸음은 늦가을 뜨락의 참새부리처럼 바쁘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위로 간간이 들리는 뱃고동 소리 시퍼런 바다 물빛은 파도 소리를 닮아가고 비장한 어부의 콧노래가 뱃전에 맴돈다 긴 하루가 저물어 달을 삼킨 듯 노을이 타오를 때면 만선의 기쁨이 포구에 울려퍼진다 삶의 에너지 가득하다. 유진숙 시인 프로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수학 청옥문학 시부문 등단(2013년) 청옥문학 수필부문 등단(2014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전) 봉사차장 부산시인협회 전) 편집차장 새부산시인협회 전) 사무차장 천성문인협회 명예회장 시집:「 내 가슴에 머문 그대」, 「강아지풀」발간, 그 외 동인집 다수 서울시 지하철 전국 시 공모 당선(2016) 부산청옥문학협회 '작가상' 수상(2017년) 제2회문학산책 전국문학현상 공모 '특별상' 수상(2019) 천성문인협회 '천성문학상' 대상(2019)
-
유진숙 시인의 창작 시조/동짓날창작시조 / 동짓날 / 유진숙 내 발길 닿은곳에 쓰러진 썩은 나무 삭아서 부토되고 썩어서 거름되는 골깊은 산중턱위에 참나무가 말라가네 청아한 새소리에 다람쥐는 관객되고 이끼낀 바위위에 하얀눈 휘날리니 이따금 지저귀는 새 언덕 너머 날아가네 유진숙 시인 프로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수학 청옥문학 시부문 등단(2013년) 청옥문학 수필부문 등단(2014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전) 봉사차장 부산시인협회 전) 편집차장 새부산시인협회 전) 사무차장 천성문인협회 명예회장 시집:「 내 가슴에 머문 그대」, 「강아지풀」발간, 그 외 동인집 다수 서울시 지하철 전국 시 공모 당선(2016) 부산청옥문학협회 '작가상' 수상(2017년) 제2회문학산책 전국문학현상 공모 '특별상' 수상(2019) 천성문인협회 '천성문학상' 대상(2019)
-
토요일 오후에 함께하는 시인의 여운, 지금은 아플 때/이신남지금은 아플 때/이신남 한때 향기롭게 꽃 피우던 날은 어디로 가고 시르죽은 장미다발에서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것 같은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을 것 같은 어떤 여자의 얼굴을 본 듯하다 누군가를 찾아 헤매다 이제는 누군가를 잊어야 하는 시간 제 몸의 근원으로 돌아가라고 햇볕 잘 드는 베란다 한쪽 항아리 뚜껑에 담아 두었다 몰랐다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걸 퀴퀴한 곰팡이 냄새까지 풍기는 씻을 수 없는 얼룩의 흔적들 바라만 보는 내 눈이 아리다.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 길 위를 걷다/유진숙길 위를 걷다 / 유진숙 왔던 길과 가야할 길이 모두 자유롭다 땅과 하늘 어디서 만나든 탁 트인 곳이 좋고 가끔은 길에서 소곤되는 일상적인 대화들이 좋다 여우비 흩날리다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한 움큼 머리 위로 받으며 걷고 싶다 눈가루 흩날리다 하얀 백설기가 된 고샅길을 뽀드득 소리내며 걷고싶다 길 위로 걷고 길 위로 날으고 길을 사랑하듯 세상을 사랑하련다 유진숙 시인 프로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수학 청옥문학 시부문 등단(2013년) 청옥문학 수필부문 등단(2014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전) 봉사차장 부산시인협회 전) 편집차장 새부산시인협회 전) 사무차장 천성문인협회 명예회장 시집:「 내 가슴에 머문 그대」, 「강아지풀」발간, 그 외 동인집 다수 서울시 지하철 전국 시 공모 당선(2016) 부산청옥문학협회 '작가상' 수상(2017년) 제2회문학산책 전국문학현상 공모 '특별상' 수상(2019) 천성문인협회 '천성문학상' 대상(2019)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 그대에게 바치리/유진숙그대에게 바치리/유진숙 방안 가득 스며든 하얀 햇살 행복한 미소 머금고 알콩달콩 살 비비며 아침을 열어본다 그대 영혼은 맑은 이슬이 되었고 육신은 흰 눈꽃 송이로 거듭났네 맞잡은 시린 손 놓지만 않는다면 내 뜨거운 가슴 그대에게 바치리 오롯이 가슴에서 타오른 그대와 나의 사랑 천 년을 버텨온 아름드리 고목처럼 세상 끝까지 타박타박 함께 걸어 아름다운 들꽃으로 피어나리 유진숙 시인 프로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수학 청옥문학 시부문 등단(2013년) 청옥문학 수필부문 등단(2014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전) 봉사차장 부산시인협회 전) 편집차장 새부산시인협회 전) 사무차장 천성문인협회 명예회장 시집:「 내 가슴에 머문 그대」, 「강아지풀」발간, 그 외 동인집 다수 서울시 지하철 전국 시 공모 당선(2016) 부산청옥문학협회 '작가상' 수상(2017년) 제2회문학산책 전국문학현상 공모 '특별상' 수상(2019) 천성문인협회 '천성문학상' 대상(2019)
-
[일요특집] 양산 상북 출신 동양화가 설파 안창수(75) 화백의 인생드라마설파 안창수, 동양화가 안창수 화백은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는 한국수출입은행에서 평생을 은행원으로 일했다. 안창수 화백이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30년간 다닌 은행을 정년퇴직 하면서이다. 서울 생활을 접고 귀향하면서 부터다, 2003년 만 58세로 퇴임해 고향 양산으로 돌아왔다. 그 후 약 2년간의 고심 끝에 60세에 그림을 시작했다.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동양화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동양화가 雪波 안창수(75). 그는 변신에 성공 했다. 은행에서 전문금융인으로 정년퇴직한 후에 그림을 배우고 그려서 명실공히 화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안 화백은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파헤쳐낸 도전과 노력에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화실은 양산시 동면 금산리에 있다. 화실에는 먹물과 물감 냄새가 가득하다. 그의 인생 이모작의 노력과 땀과 정신이 흠뻑 배어있다. 평생을 은행원으로 취미생활도 없이 일에만 묻혀 살아 온 그에게 퇴직은 너무나 강한 허탈감을 주었다. 불교와 유교경전을 읽으며 소일하던 그는 여가 삼아 서예를 시작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화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가 부여된 것이다. 경전을 베껴 쓰며 붓과 친해진 지 6개월쯤 됐을 때, 때마침 부산에서 닭 그림전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전율이 일어났다. 도전해 보고 싶은 강한 충동으로 서둘렀지만 꼼꼼하게 준비를 했다. 본인이 닭띠이기도 하고, 그해가 마침 당시 닭띠해이기도 해서 재미있게 그렸다고 한다. 그러나 반응은 상상외로 크게 나다탔다. 주변의 여러 지인들이 서로 한 장씩 그려달라고 난리가 날 정도였다. 이를 경험한 안 화백은 제대로 된 그림 공부를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지인들의 권유도 대단했다. 이에 큰 용기를 얻어 그는 급기야 중국 유학길에 오르고 만 것이다. 2005년 만 60세 나이, 화가로서의 첫 발을 내렸다. 60의 나이에 배낭 하나 메고 중국으로 간 “설파 동양화 공부를 하려면 역사가 있는 중국에서 해보자는 생각에 배낭 하나 둘러메고 낮선 중국땅을 밟았다. 그림에 관련된 학교마다 무작정 찾아다니며, 교수들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한국에서 왔다며 백발나이에 교수들을 찾는 설파의 모습을 그들은 의아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일주일쯤 이 지났을 무렵 그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의 한 교수가 휴대폰에 저장해 간 그의 그림을 보고 추천서를 써준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우여곡절이지만 운 좋게 항저우에 있는 중국미술대학에서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 유학생활은 만만치가 않았단다, 좁은 기숙사에서 지내며 하루 세끼를 학교식당에서 해결 하면서 그림과 사투를 벌였다. 아침 8시 낮 12시까지 수업, 그리고 부터는 밤늦게 까지 그림에 푸욱 파묻혀 살았다. 하루 종일 쉼 없이 그림을 그리다 보니 손가락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그때 그의 스승께서는 한마디의 사례를 들어 그를 다시금 정신적으로 재 무장 하게 했다. 그의 스승은 이르기를 “청나라의 대표적인 화가 금농은 쉰이 넘어 붓을 잡았다. 그는 예순이 넘어 대나무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일러 주었고, 또 미국의 최고 민속 화가로 꼽히는 그랜드마 모제스는 70살까지 10남매를 키운 주부로 살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살 까지 살면서 1600여 작품을 남겼다.”말해주었다.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화가로 알려지기 시작 불굴의 노력은 늦깎이로 시작된 절실함에서 피어났다. 피나는 노력은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각종 수상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기 공부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중국 호모배 전국서화대전에서 닭그림으로 입선했다. 이어서 다음해에는 임백년배 전국서화대전 1등상(호랑이)과 중화배 전국서화예술대전 금상(독수리)을 수상하는 큰 영광을 안았다. 중국 사회에 떠오르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6개월만 공부하고 돌아오리라는 첫 계획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그 후 2년의 세월이 흘렀다. 비행거리로 2시간도 되지 않는 고국이지만 2년 동안 한 번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그림에만 최선을 다했다. 그것은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드디어 중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그리고는 한 달 뒤 다시 일본교토조형미술대학으로 두 번째 유학을 떠나 6개월간 일본 화풍을 배웠다. 역시나 그의 노력의 결과는 일본에서도 빛이 났다. 소화미술대전에서 “목련”으로 입선하였다, 그리고 전국수묵화수작전에서 입선 3회, “갤러리수작상”, “남일본신문사상”, 한국인 최초로 “닭그림”으로 “외무대신상”을 수상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어 전일전에서 “붓꽃”으로 “예술상”, “호랑이” 등 으로 “준대상”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국제중국서화교류전에서 2번의 “문화공로상”을 받았다. 2011년 일본 수묵화 교육용 화집에 작품이 실렸을 만큼 인정받는 화가로 큰 변신을 거듭했다. 마침내 다시 한국으로 귀국하여 한국 미술계에 놀랄만한 이변을 이어갔다. 신사임당미술대전에서 “포도” 등으로 특선을 했다. 2009년 서울 인사동에서 처음 연 개인전은 지난해까지도 15회나 열렸다. 일본과 미국 등 단체전시회에 많은 참가를 했다. “설파”의 그림은 수묵 바탕에 채색을 입혀서 화려하다. 그리고 뛰어난 감각적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 미술계에서 유명한 평론가들은 말한다. “전통적인 남종 문인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표현”이다. “농담의 변화가 다양하고 색채의 화려함이 뛰어나서 나타나는 작업의 결과물은 전통적인 운필과 색채 사용에 더하여 서구적인 조형방법까지도 운용하고 있다.”고도 평한다. 이것은 전통 방식에 국한시키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또한 “설파”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다작(多作)이다. 손놀림이 아닌 붓놀림이 빠르다. 남들 한 장 그리는 시간에 세 장이나 그릴만큼 빠르다. 속도감과 자신감이 화려하게 표현되는 순간 순간이다. 다작은 어느 화인 보다 뛰어난 설파만이 가진 스타일이다. 다작의 힘은 설파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한다. 한해에 2차례 이상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것은 다작의 저력이다. 설파는 다작의 힘으로 고향 양산에 필요한 곳에 많은 작품을 기증하고 있다. 이러한 어렵고 힘든 일을 어떻게 그는 이루어낼까? 새벽부터 자정이 될 때까지 먹을 갈고 붓을 움직이는 것이 그에게는 즐겁게 느껴진다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그것은 환갑에 만난 죽마고우(竹馬故友)”라는 것이다. 묵가필무(墨歌筆舞)인 것이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설파” 안창수 화백, 영화에도 출연했다. 2017년 이준익 감독의 ‘박열’에서 문무대신으로 열연을 했다. 연이어 TV 공익광고에서 ‘폐지줍는 할아버지 등의 역할도 했다. 국내 여러 곳에 초청강연 또한 열강이다. 퇴직 후의 삶이 그림으로 승화되어 인생 다모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그림이 제일 좋다는 안 화백, 작품 활동과 함께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평생교육원에서 강좌를 맡고 있으며, 개인교습도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는 그는 책을 발간한 후 유럽 진출도 꿈꾸고 있다. 한국의 수묵화가 사군자 위주로 정체된 감이 있어 안타깝다는 안 화백은 한국화를 발전시키고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대표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의 드라마틱한 열정은 끝이 없어 보인다. [화실] 경남 양산시 동면 금오7길 9-13(안창수동양미술연구소)TEL 055-374-3280Mobile 010-3768-3280E-mail cssahn@naver.comBLOG blog.naver.com/cssahnSNS facebook.com/cssahn [학력] 부산고,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일본나고야대학원 졸업(석사),중국미술대학원 2년 수료, 일본경도조형예술대학 수학 [경력] 한국수출입은행 정년퇴임, 대우조선해양공업주식회사 고문대한민국 국사편산위원회 사료조사 의원 [화력] 일본전국수묵화수작전 외무대신상, 일본전일전 준대상 중화배전국서화예술대전 금상, 중국임백년배 전국서화대전 1등상국제중국서화전 문화공로상연세대 “자랑스런 연상인상”, 부산고 “청조인상”대한민국신문기자협회 등 주관 “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이준익 영화감독의 “박열”에서 문부대신으로 데뷔, CD등으로 활동 개인전 15회(국립백두대간 초청 호랑이전외 서울, 부산, 양산등) [현재] 일본전국수묵화미술협회 회원, 무감사국제중국서법국화가협회 이사 겸 초대작가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한국서가협회 양산지부장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 "길 위를 걷다" / 유진숙길 위를 걷다 / 유진숙 왔던 길과 가야할 길이 모두 자유롭다 땅과 하늘 어디서 만나든 탁 트인 곳이 좋고 가끔은 길에서 소곤되는 일상적인 대화들이 좋다 여우비 흩날리다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한 움큼 머리 위로 받으며 걷고 싶다 눈가루 흩날리다 하얀 백설기가 된 고샅길을 뽀드득 소리내며 걷고싶다 길 위로 걷고 길 위로 날으고 길을 사랑하듯 세상을 사랑하련다 유진숙 시인 프로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수학 청옥문학 시부문 등단(2013년) 청옥문학 수필부문 등단(2014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전) 봉사차장 부산시인협회 전) 편집차장 새부산시인협회 전) 사무차장 천성문인협회 명예회장 시집:「 내 가슴에 머문 그대」, 「강아지풀」발간, 그 외 동인집 다수 서울시 지하철 전국 시 공모 당선(2016) 부산청옥문학협회 '작가상' 수상(2017년) 제2회문학산책 전국문학현상 공모 '특별상' 수상(2019) 천성문인협회 '천성문학상' 대상(2019)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 나도 너처럼/이신남나도 너처럼/이신남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 너 보고 바람을 알고 너로 인해 내 안부, 향기 바람에게 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언제 마른 잎 될지 모르는 마디마디의 생 끊어질까 두려워 나도 너처럼 날마다 뿌리 얽어매는 연습을 하고 있다.
-
만추에 만난 시인의 그리움/가을시작(詩作) 海印 李 鎬 亨가을시작(詩作) 海印 李 鎬 亨 꽃망울 문 여는 꿈을 꾸던 그 때는 해를 찾아 산을 넘고 끝 날줄 모르는 아득한 그리움으로 빈 들판을 하염없이 서성이다가 걸어놓은 못난 마음 작은 바람에 허수아비 되어 가을빛 닮은 하얀 두건을 쓰고 저마다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어둠의 시작은 또 다른 끝인가 감추고 싶은 아픔도 꺼내 보이며 목까지 차오른 울음 소매 끝에 접어 숨기고 그대 느린 숨결 낙엽으로 흩날려도 물들다, 물들다 잠들어버린 가을을 안고 그대 지나간 곳으로 시선 모으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머뭇거리며 바람 하나에 한 뼘도 되지 않았던 부러진 생각들을 숱한 응어리 허물어지며 걸러내어진 날 애틋한 사랑 갈라놓은 항변의 몸짓인가 저녁노을에 취한 성난 파도는 세월을 밀어 내고 있다 내가 끌리는 것은 진정무엇인지도 모르는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한 쾌락이며 파괴며 나 자신의 부정인가 함께 갈 날이 아닌 줄 알았더라면 이 길이지 말 것을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이신남 시인의 그리움 하나그리움 하나/이신남 잔잔한 한낮의 호숫가 서성이며 턱밑까지 차오르는 말 목구멍에 가시로 걸려 차마 하지 못합니다 가슴에 담아 둔 자음과 모음 서로 부딪쳐 헝클어질까 두렵습니다 하늘도 여기선 가만히 몸을 내려놓고 먼 산이 내려와 제 얼굴을 비춰보지만 호수란 대상이 있든 없든 그저 영원도 외롭지 않은 맑고 고요한 무심을 깔고 앉았을 뿐인데 세상 가장 슬픈 갈증이 노을에 사위고 그리움 때문에 허공도 내 눈에는 시리고 아팠습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가슴에 근심 같은 수초가 자라고 돌 하나쯤 박혀 옹이진 것들이 한 굽이 돌아누울 때마다 내 목소리 그대 가슴에 닿아 별처럼 꽃피울 때까지 기다림의 또 다른 처방을 놓고 독약처럼 쓰디쓴 어둠 마시겠습니다.
-
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양산 시인 이신남의 그런 날이 있다.그런 날이 있다/이신남 길 없는 길 위에서 적당히 비뚤거리게 하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싶은 날이 있다 가슴에 푸른 멍이 들고 목젖까지 부어 숨이 차는 그런 날에도 술잔이 투박한 그 집 붉은 의자가 그리울 때가 있다 길 없는 길 위에서 눈물 섞인 술을 마시고 싶은 날이 있다 자정이 지나도록 수다를 떨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가끔씩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날, 그런 날엔 술잔이 투박한 그 집 붉은 의자에 나를 온통 내려놓고 싶은 젖은 나를 뽀송뽀송 말리거나 너무 말라 부서질 것 같은 몸 축축하게 적시거나.
-
주말오후 시인과의 산책/양산시인 이신남의 "환상-천성산 억새"환상-천성산 억새 / 이신남 천수경으로 천리안이 열리고화엄벌 흰 억새는백의관음 흰 구름이네시시각각 모양을 바꾸는저 구름밭한 땀 한 땀 촘촘한 박음질이씨앗으로 모여 몇 겹의 무명천으로열두 폭을 넘어서더니오라펄럭이는 능선따라넘실넘실 춤추는 나비천 명의 성인들이산을 들어 옮기는가.
-
주말오후 시인과의 산책/ 양산시인 이신남 의"박꽃"박꽃/이신남 어스름 내려앉은 자리 햇살보다 더 따뜻한 사랑으로 숨 쉬는 꽃씨 하나 가슴 한 켠 마음자리에 안으로, 안으로만 숨겨 온 그리움이 핀다 네 웃음 따라 내가 웃는 흰 눈 같은 꽃 서러워서 고운 눈물 같은 꽃이 핀다
-
시인과의 툐요 산책 / 양산시인 남경희의 "돌"돌 / 남경희 몇 개의 돌을 담 쌓아서 내 땅이라고 표시를 하는 어머니 작은 땅이라도 유채꽃 피면 노란 나비 떼 날아오고 남해바다의 심장을 흔드는 꽃바람도 불어오고 있다 어머니는 한 뼘의 텃밭에서 마늘을 심고 양파를 키우며 굽어진 허리를 비틀 비틀 흔들고 다닌다 힘없이 넘어진 자식들 세워주고 다독이며 주름진 얼굴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어도 좋은 어머니 어머니는 객지에 나간 자식들 걱정에 논두렁에 세워둔 돌 하나씩 만지작거린다 닳도록 만져도 그리움은 바라지 않아 자꾸만, 어머니 가슴에 돌무덤이 쌓여간다 언제쯤 에메랄드 빛 돌이 될까 언제쯤 바다를 닮은 돌 하나 가질 수 있을까 출렁이는 가슴에서 어머니의 돌탑이 무너지고 있었다
-
시인과의 주말 산책 / 양산시인 이신남의 "홍역"홍역/ 이신남 혈액이 응고하고 있나보다 낯빛도 색깔을 잃고 열꽃으로 피었다 진 허무가 가슴 파헤치는 날 두레밥상 위에 얹혀놓은 수저 한 벌 내려놓고는 자식 버리고 간 에미는 사람도 아인기라 당신 쓰린 가슴에 내리는 눈물 핏물로 받아 삼키며 내 안에서 허적이는 설움 혈관을 타고 온몸 휘젓다가 긴 밤 열꽃이 떨어졌다 엄마 품속에 안겨 흘리는 눈물의 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