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 상 도
1. 화랑도의 기원
화랑도의 기원과 김유신 공이 화랑도가 된 사연에 관해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제41권 열전 제1(三國史記 卷第四十一 列傳 第一) 김유신 상(金庾信 上) 조에 김유신이 화랑이 되어 용화향도를 이끌었다고 나온다. 김유신 공은 15세 때 화랑이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기꺼이 따르며 ‘용화향도(龍華香徒)’라고 불렀다.
진평왕 건복 28년(서기 611) 신미, 공의 나이 17세였을 때, 고구려(高句麗)ㆍ백제(百濟)ㆍ말갈(靺鞨)이 국경을 침범하는 것을 보고 비분강개하여 외적을 평정하려는 뜻을 품었다. 그리하여 혼자 중악(中嶽)의 석굴에 들어가서 목욕재계하고 하늘에 고하여 맹세하였다.
삼국유사 제1권 기이 제1(三國遺事 卷第一 紀異 第一) 김유신(金庾信) 조에 나이 18세가 되던 임신년(서기 612)에 검술을 익혀 국선(國仙)이 되었다. 삼국유사 제3권 탑상 제4(三國遺事 卷第三 塔像 第四) 미륵선화 미시랑 진자사(彌勒仙花 未尸郞 眞慈師) 조에 진흥왕은 나라를 일으키려면 반드시 풍월도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다시 영을 내려 양가의 남자 중 덕행이 있는 자를 뽑고 그 명칭을 고쳐 화랑이라 하였다. 이리하여 처음으로 설원랑(薛原郞)을 받들어 국선을 삼았으니, 이것이 화랑국선의 시초였다. 그래서 명주(溟州)에 비석을 세웠다.
이때부터 사람들에게 악행을 고쳐 선행을 하게 하며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에게 순하게 하였으니, 오상[五常 :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과 육예[六藝 :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 삼사(三師)와 육정(六正)이 이 왕의 시대에 널리 행하여졌다. [『국사(國史)』에서는 진지왕(眞智王) 대건 8년 병신에 처음으로 화랑을 받들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역사서에서 전하는 것이 잘못된 듯하다.].
삼국유사 제2권 기이 제2(三國遺事 卷第二 紀異 第二) 효소왕 시대 죽지랑(孝昭王代 竹旨郞) 조에 ‘조정의 화주(花主)’가 나온다. 화주는 조정에서 화랑을 관장하는 조직이다. 제32대 효소왕(孝昭王) 때, 죽만랑(竹曼郞) 무리에 급간 득오실(得烏失)[득오곡(得烏谷)이라고도 한다.]이 있었다. 그는 화랑도의 명부인 『풍류황권(風流黃卷)』에 이름이 있어서 날마다 출근했는데, 10여 일 동안 보이지 않았다.
신라 화랑도(花郞徒)의 명부(名簿)를 ‘황권(黃卷)’이라고도 한다. 이 책에 이름이 올라있을 때에는 실제 화랑도 집단에 속하여 활동하였지만, 이름을 지우거나 빼면 화랑도를 떠난 것으로 보여진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화랑을 중심으로 화랑도가 만들어질 때 그 무리들인 낭도(郎徒)의 명단이 작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중악 석굴
신라 사람들은 단군 이래로 산악에 신적인 존재가 거주하는 것으로 믿는 산악숭배사상을 이어받아 영험한 산에 존재하는 산신에 대해서 제사를 지냈다. 신라 오악(新羅 五嶽)은 삼국통일 이전과 이후로 달라진다. 오악은 경주평야를 중심으로 한 경주 주변의 산악이었으며, 삼국통일 이후에는 신라의 중앙과 사방의 산악으로 확대되었다.
신라 오악은 신라시대 국가의 제사(祭祀) 대상이 되었던 다섯 산악(山嶽)이다. 산악에 신적인 존재가 거주한다는 믿음으로 산신에 대해서 제사를 지냈다. 삼국통일 이전에는 경주 주변의 토함산, 금강산, 함월산, 선도산, 단석산이었다.
통일 이후에는 국토의 사방과 중앙에 있는 산악으로 확대되어 토함산, 계룡산, 지리산, 태백산, 팔공산으로 변하였다. 통일신라를 상징하는 존재로 동·서·남·북 각 방면의 일정한 정치적 세력을 진압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신라의 국가 제사는 대사·중사·소사로 구분되었는데 신라 오악에 대한 제사는 중사에 해당하였다(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삼국통일 이전 신라오악은 신라 중심부인 경주평야를 둘러싸고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21, 경주부 산천조에는 토함산(吐含山)을 동악, 금강산(金剛山)을 북악, 함월산(含月山)을 남악, 선도산仙桃山)을 서악이라고 하였고 『삼국사기』 41권, 열전 1, 김유신(상)의 단석산(斷石山)이 중악이었다.
그 뒤 신라 영토가 확대되고 통일을 성취한 뒤인 문무왕 말년 혹은 신문왕대에 국토의 사방과 중앙에 있는 산악으로 변화하였다. 동악은 토함산, 서악은 계룡산(鷄龍山), 남악은 지리산(地理山), 북악은 태백산(太伯山), 중악은 부악[父嶽: 팔공산(八公山)]이다.
신라 오악은 서악인 계룡산 하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두가 소백산맥 일대와 그 동남쪽에 있는 산악들로, 대사(大祀) · 중사(中祀) · 소사(小祀)로 구분되어 있는 신라통일기의 국가제사에서 중사에 편입되었다. 오악에 대한 제사는 각 산에 거주한다고 생각한 산신에 대한 제사였다.
3. 경주 단석산 천주사 김유신 장군 추모제
‘제71회 김유신 장군 추모제’가 2023년 10월 21일 경주시 건천읍 방내리 단석산 천주사에서 열렸다. 대한불교 관음종 제2 교육도량 경주시 단석산 천주사는 천주사 경내에서 ‘제71회 김유신 장군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는 신라 삼국 통일의 주역인 김유신 장군의 호국 의지를 받들고, 화랑의 정신과 기상을 이어가기 위해 개최되었다.
추모제에는 홍파 대한불교관음종 9세 종정을 비롯해 도선 천주사 주지,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 박승직 경북도의원, 김소현(단석산메아리 대외협력위원장) 경주시의원, 불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한국일보, 2023, 10.22).
추모제는 이루리(2021 미스채선) 아나운서의 사회로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추도법회에서는 화랑낭도 김유신 장군 위패 이운의식을 시작으로 명종 5타, 삼법공양,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추모제 경과보고, 헌화, 축사, 발원문, 청법가, 사홍서원, 관음종 총무원장의 법문이 이어졌다. 2부에서는 관음무, 가야금병창, 태평무, 스포츠공연, 초대가수 공연 등 문화행사가 열렸다.
도선 천주사 주지 스님은 “김유신 장군께서 6년 동안 수행하신 불선암까지 등산로 공사와 불선바위 동굴 옹달샘 보존은 단석산 김유신 장군의 성역화 사업에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며 “2025년 에이펙(APEC) 정상회의를 경주에 유치,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희망과 기쁨이 넘치는 그날이 되도록 한마음으로 손잡고 동행하자.”며 합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축전을 통해 “단석산은 삼국통일의 대업을 염원한 도량으로 수행의 흔적과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김유신 장군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다같이 지역 역사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홍보해 지방 정주시대 실현에 함께 노력하자.”고 언급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화랑정신이 살아 숨쉬는 단석산 천주사에서 김유신 추모제가 열린 것에 대해서 매우 뜻깊고,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찬란했던 신라 왕조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고 가장 한국적인 전통 문화유산을 갖추고 있는 경주에서 2025 APEC 정상회의가 유치될 수 있도록 100만 서명 운동에 동참을 부탁한다.”고 축사를 했다.
4. 김유신 공이 수도한 불선바위 등산로 정비
경북 경주 단석산(827m) 천주사와 김유신 동굴을 잇는 등산로가 새로 정비했다. 경주시는 건천읍 단석산 천주사와 김유신 동굴(추정)을 잇는 등산로 1.5㎞ 구간 정비 공사를 2023년 11월 20일 마무리했다(매일신문, 2023. 11.20).
단석산은 경주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과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알려져 있다. 진달래 군락지 등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산세가 웅장해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경주시는 사업비 3억 원을 들여 2023년 6월부터 단석산 등산로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등산로 입구는 침목계단으로 꾸몄고, 급경사지엔 기존 낡은 계단을 철거한 뒤 방부목 데크와 울타리를 설치했다. 그 밖의 구간엔 불규칙한 노면 정리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과 이용객 편의를 꾀했다고 경주시에서 설명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를 찾는 등산객이 안전하고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등산로 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5. 김유신 공 수도처 답사 소감
필자는 지난 4월 8일에 천주사와 김유신 공의 화랑도 시절 수도장인 불선바위를 답사했으며 내친 김에 단석산(827.2m) 정상까지 다녀왔다. 불선바위는 불선암으로도 불린다. 불선바위에는 옆으로 길쭉한 석굴에 석간수가 있어 기도하기에 알맞았다.
천주사에는 김유신 장군 스토리텔링 안내판이 있었으며, 좌선을 했다는 커다란 바위도 삼성각 옆에 있었다. 천주사가 있는 방내리는 꽃이 많아 꽃안, 방내리[芳內里 : 꽃다울 방(芳)]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꽃다운 화랑도가 수련장인 단석산을 오르내릴 때 방내리를 거쳐갔을 것이다.
필자가 답사하면서 방내리를 살펴보니 복숭아 과수원이 많아 한창 복숭아꽃이 만발하였고, 벚꽃도 피어 아름다웠다. 한편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마을로 방내리(房內里)라 하였다. 방내리 지명을 꽃다운 화랑도, 꽃이 많은 동네와 연관지어 꽃안 또는 방내리라고 부른 것은 적절한 지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주사 경내도 복숭아꽃이 화려하게 피었고, 자두나무꽃은 지고 있었다.
지난 2022년 4월 12일 신선사를 거쳐 단석산 정상, 송곳바위 등을 둘러보았는데, 2년 만에 또다시 단석산을 찾았다. 기둥바위는 천주암(天柱巖)으로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다. 천주사에서 단석산 정상까지 3.3km로 원점회귀하는데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오후에 답사하며 기온이 올라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등산 시작할 때는 맑은 날씨였으나 저녁이 되면서 날씨가 흐렸다.
천주사에서 김유신 공 수도처인 불선바위까지는 1.1km였으며, 가까운 곳에 기둥바위가 있었다. 등산로는 계단 목제 데크 등으로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오르막이 심했다. 단석산 정상가는 도중에 송곳바위가 있었다. 낮은 곳은 진달래꽃이 만발했는데 단석산 정상 가까운 곳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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