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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 / 양산시인 이신남의 "버찌가 익을 무렵"

기사입력 2019.06.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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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가 익을 무렵 / 이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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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냄새 짙다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에

입안에서, 혀끝에서도

점점이 박혀있는 무한의 언어들

입술 가득 고인 먹물이

새카맣다

 

하고 싶은 말을 쓸까

쓰고 싶은 말을 할까

 

푸른 잎 사이사이로

염주 같은 새까만 열매

나만의 詩

 

눈으로 쓰고

입술로 읽은

버찌가 익을 무렵은

경전經典이 따로 없다

 

시인 / 이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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