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살아있는 여자
서명숙
엄마가 있는 요양병원
엄마가병실 복도에 서서 나를 본다
나는병원 면회실에 서서 엄마를 본다
엄마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내린다
숙아 니가 우니 나도 눈물이 나 네
보고 싶었단다
둘이서 껴안고 운다
외출증을 끊어 산부인과에 갔다
밑옷을 벗기는데
엄마가 속옷을 잡고 안 놔준다
그래
늙은 엄마도 여자이기에
그렇지 살아있으니 가능하지
죽어봐라
그때는 엄마도 여자도 아닌
그냥 한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간
한풀데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