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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도박사 화요칼럼,가야진용신제

기사입력 2022.05.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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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진용신제의 발전 방안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 상 도

가야진용신제는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19호로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가야진사(伽倻津祠)에서 국가적인 시제와 관민의 기우제를 놀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마을제사, 당제, 용신제이다.

2022년 5월 15일 가야진용신제 봉행 행사가 낙동강변 가야진사 일원에서 진행되었다.


가야진사는 『삼국사기』 권32 제사(祭祀)조에 보면, 대·중·소사(小祀) 중 중사에 속하는 사독(四瀆)의 하나이다. 사독은 네 방위를 따라 정해서 해마다 제사를 지내던 네 강을 말한다. 가야진사는 나라에서 연 3회 이상 독신(瀆神 ; 강을 주관하는 귀신)께 제를 지내던 사당이다.


제일 3일 전에 도내 수령(守令) 방백(方伯)이 주변을 정화하고, 나라에서 하사하는 향과 축문을 가져오는 칙사(勅使)를 영접하고, 도백이나 수령을 초헌관(初獻官)으로 제례를 모셨다.

일제강점기에도 가야진사에는 제례비용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위토답(位土畓)이 있어 이 제례를 민간에서 거행하였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말살하려는 일제의 탄압이 심할 때는 제사를 드러내놓고 올리지 못했다. 마을 주민들은 몰래 제물을 준비하여 비석골에서 제사를 모셨다.


제례의 초헌관은 현재 양산시장이 맡고 있지만 지방선거 기간 중이라 이번에는 양산시 이정곤 부시장이 초헌관을 맡았다. 아헌관은 정웅 양산향교 전교, 종헌관은 오동우 유도회양산지부장이 맡았다. 집례는 이재환(전승교육사), 대축 이성재(이수자), 알자 김경우(이수자), 찬인 유형곤, 봉향 김석천, 봉로 박승렬, 봉작 정덕유가 각각 맡았다.


전작 박인재, 사준 김순연(이수자), 진설 이장우(이수자)와 이희주, 제물유사 정진교(이수자), 도기 조천재와 이황재, 시고 이희명(이수자), 해설집례 김경숙, 직일 김진규(예능보유자)가 각각 담당하였다.


민속놀이는 상쇠 박홍기(예능보유자), 부쇠 김경애(전승교육사), 징 임지활(이수자), 노태숙(이수자), 북 유마자(이수자), 김정숙(이수자), 성현수(이수자), 배용수(이수자), 빈경식(이수자), 배경열, 김기영, 장구
권오남(전승교육사), 문지영(이수자), 정덕순(이수자), 박다솜, 박다영, 부정가시기 정경옥(이수자), 김윤악(이수자), 일소리 박광건(이수자), 상일꾼 김종석(이수자), 금줄잡이 이남숙(이수자), 왕가시리 이남정(이수자), 정상옥, 고필숙, 김순연, 박향남.


망깨 이선옥, 임윤례, 이승현, 강혜원, 윤은선, 조선녀, 정평자, 박창규, 김승희, 박귀악, 이말금, 이정화, 황숙자, 박남숙, 황은경, 김천자, 백복희, 정명주, 김완순, 송귀례, 가래 박경숙, 김명자, 김복숙, 김옥남, 김귀수, 안말선, 소쿠리 박영숙, 이외숙, 최인숙, 괭이 박명자, 황갑숙, 이외숙, 최경숙, 장천진, 지게 최영화, 김한곤, 사령 성현수(이수자), 물동이 김미화(이수자), 술동이 천근자. 깃발 신용규 외 21명, 찬조 출연 영남삿갓 이시일.


시제(時祭)와 별도로 한발이 심할 때에 관민이 희생돼지[犧牲豚]를 용신이 있다고 믿는 용소(龍沼)에 통째로 넣는 기우제를 지냈다. 현행 가야진용신제는 국가적인 시제와 관민의 기우제를 합하여 놀이의 형식으로 꾸민 것이다.


여태까지 양산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산상 기우제 제단 유적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영남삿갓 이시일 시인과 필자가 지난 3월 3일에 양산시 원동면 비석봉 답사를 통해 유적을 확인하였다. 산상 기우제는 제관들이나 마을 사람들이 장작, 솔가지, 시초 등을 산 정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불을 지른다. 양기인 불로 음기인 비구름을 부르는 것이다.
8년 전에 둘이 답사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두 번째로 현장을 방문하여 규모를 파악하였다. 가야진사에서 비석봉까지 2시간 남짓 등산을 해야 한다. 가야진사에서 올려다보면 비석봉이 보인다. 반대로 비석봉 기우제 제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진사가 잘 보인다.
가야진용신제 진행과정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당(祠堂)의 정화(淨化)로 제일이 정해지면, 원동면장과 관계자들이 목욕재계하고 제향의 준비에 들어가는데, 제장의 청소와 지신밟기패의 부정굿을 통하여 잡귀를 물리치고, 칙사맞이 준비를
한다.
둘째, 칙사 영접으로 제주(祭主)와 풍물패는, 가야진용신제·환룡·청룡·인룡의 깃발을 들고 50여 명이 칙사가 들어오는 길목까지 나아가서 영접하여 가야진사로 모신다. 셋째 용신제로 제례는 희생 돼지를 비롯한 4변(籩) 4두(豆)와 하사된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운 뒤 홀기(笏記)에 따라 진행된다. 헌작을 하고 독축을 할 때에는 모두 엎드려 경청한다. 제사를 마치고는 제관을 비롯하여 임원과 풍물패들은 용소에 투입할 희생 돼지를 가지고 강변에 마련해놓은 송막(松幕)으로 간다.
넷째, 용소풀이로 강가에 대기한 배에 희생 돼지를 싣고, 떠나기 전에 송막을 태워 부정을 살라 버린다. 용소에 도착한 일행은, 술 한 잔을 부어 놓고, 헌관이 재배하며 “침하돈(沈下豚)”을 3창하고 돼지를 강물에 던져 용왕께 바친다. 일행은 용소를 한 바퀴 돌고 사우(祠宇)로 돌아온다. 다섯째, 사신(辭神)풀이로 사우(사당)로 돌아온 일행은 알자(謁者)가 제단을 향하여 예필(禮畢)을 아뢴 다음, 제관을 비롯한 모든 참례자들이 어울려서 가무하고 끝맺는다.
이번 봉행 행사에 출연하여 꽹과리를 친 가양초등학교 1학년 김하연 양이 관중들의 인기를 끌었다. 전에 웅상농청장원놀이에 초등학생들 풍물패가 참여하여 관객들의 눈길을 끈 적이 있었다. 가야진용신제는 앞으로도 계속 초등학생을 출연시켜 민속놀이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하고 전통을 계승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면 좋겠다.
양산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으로 제례에 사용하는 제주를 빚을 때 쌀을 기증받아서 술을 제조하는 과정에 동참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제주를 만든 후 참여자에게 술을 나눠주는 강릉단오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번 봉행 행사에 김일권 양산시장 후보자, 나동연 양산시장 후보자, 더불어민주당 갑지구 이재영 위원장, 곽종포 국민의힘 시의원 후보자, 임정섭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후보자, 정숙남 국민의힘 시의원 후보자, 최순희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이묘배 더불어민주당 양산시의원 후보자 등이 참석하였다. 지역의 정치인들이 지역의 전통 문화 계승과 발전에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끝으로 가야진용신제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승격시키는 시도를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해나가야 한다. 문화재청 심사위원들이 가야진용신제에 대해 ‘국가 제례의식에 풍물놀이 등 민속학이 추가로 담겨 국가 문화재로서의 지정 가치가 없다’고 평가하여 무산된 바 있다. 
폭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제례의식과 민속놀이가 결합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전통이 이어져왔다는 점을 고유한 문화 특색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승격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자료를 보완하면서 문화재청의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지역의 윤영석 국회의원, 김두관 국회의원, 양산시 정치인들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계속추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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