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세월아

서명숙 

YNEWS 시문학 이사
어김없이 꽃이 세상 밖으로 불쑥 내미는 봄
예외 없이 매미 시끄럽게 울어대는 여름
틀림없이 단풍이 온산을 장악하는 가을
메마른 빈 가지 모진 바람에
휘청이는 겨울

세상없이 시곗바늘은 
촉을 세우며  냉정한 세월을 잡아먹는다

길고 긴 다리 위를 걷고 있다
반하고 조금 더 걸었다
모든 장르가 펼쳐진 다리 위를 담담하게 소화해낸 인생아
오늘도 자연의 순리를 굴복하며
나머지 다리를 초연히 건너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