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인생사
서명숙
봄에는
온갖 꽃들이 새싹 돋고
꽃 피우고 아름답게 만개하다
시들어 쪼그라져 고개 푹 숙인
할마시 꽃이 되어 떨어지지
여름엔
매미가 언제까지 자기들 세상인 양
활개치고 시끄럽게 굴다가
귀뚜라미 소리에 자리 내주며
흔적 없이 사라지고
가을엔
감나무가 달려있는 통통한 주황색 감이
마냥 황홀하게 익어가다 살이 쏙 빠져
까매지고 쭈글 해진 홍시가 되어
터져 버리지
겨울엔
온통 단풍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뽐내며 살다 볼품없는 낙엽 되어
거리에 쓰러지고
메마른 나뭇가지 홀로 쓸쓸히
몸부림치며 세상 끝에 서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