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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인생사 서명숙  봄에는 온갖 꽃들이 새싹 돋고 꽃 피우고 아름답게 만개하다 시들어 쪼그라져 고개 푹 숙인  할마…

기사입력 2021.09.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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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인생사

서명숙 


봄에는
온갖 꽃들이 새싹 돋고
꽃 피우고 아름답게 만개하다
시들어 쪼그라져 고개 푹 숙인 
할마시 꽃이 되어 떨어지지

여름엔
매미가 언제까지 자기들 세상인 양
활개치고 시끄럽게 굴다가 
귀뚜라미 소리에  자리 내주며 
흔적 없이 사라지고

가을엔
감나무가 달려있는 통통한 주황색 감이 
마냥 황홀하게 익어가다 살이 쏙 빠져 
까매지고 쭈글 해진 홍시가 되어 
터져 버리지

겨울엔
온통 단풍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뽐내며 살다 볼품없는 낙엽 되어 
거리에 쓰러지고
메마른 나뭇가지 홀로 쓸쓸히 
몸부림치며 세상 끝에 서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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