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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서명숙 / 이승에서 흘리는 아버지의 마지막 눈물 한줄기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사입력 2021.06.22 09:44
님은 갔습니다
서명숙
이승에서 신고 있던 무거운 신발
훌훌 벗어던지고
가벼운 신발 갈아 신고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문으로 들어가신 님이시여
가시는 길 배웅도 못 받고 혼자 얼마나 두렵고
외로웠나요
가시는 그 전날
이승에서 흘리는 아버지의 마지막 눈물 한줄기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힘겨운 몸은 이미 저승으로 가고 있었지만
귀로는 다 들어주신 고마운 님이여
마지막 가시기 전 자식들 눈을
애절하게 쳐다보며 빰위로 가늘게
흘러내리는 눈물
그 눈물 우리는 자식들은
감히 안다고 할 수 없겠지요
평생 한량으로 살다 가신 아버지
그래도 우리 부모님입니다
우리 아버지입니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면
또다시 우리 아버지로 와주세요
그때는
조금 덜 한량으로 살아주세요
그러실 거죠 아버지
잘 가세요
다 놓고 훨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