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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절반이라면 좋겠다 /서명숙 / 탈 많은 서글픈 몸뚱이가 헌옷 소쿠리 곁에서 소리도 없다

기사입력 2021.06.0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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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절반이라면 좋겠다

서명숙

 

반으로 접힌 십육 절지를 넘어선  인생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티비 곁에 
쭈그리고 앉은 누추한 소쿠리

헝클어진 
구겨진 
구멍 난
낡은 옷가지들  모여 
졸기라도  하련만


훌빈한 머릿숱에 지푸덩한 눈 
입술에 덮여  자글거리는 각질하며

말 많고 
탈 많은 서글픈 몸뚱이가
헌옷 소쿠리 곁에서 소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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