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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 시 산책] 엄마의 걸음 - 서명숙/YNEWS 문예위원장

기사입력 2021.05.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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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걸음

서명숙

 


초년은
거북이걸음보다 느리 터지게 걷더니

중년은
토끼같이 뛰어다니다가

말년이 된 지금
총알보다 빠르게 날아가고 있네

몇 달 전만 해도
넙덕하고 허연 피부에
풍채가 적당히 좋았는데

며칠 전에 본 당신의 모습은
허연 둥근달이 냉정한 세월이에게  치여
홀 죽 하고 쭈글 한 반달 모양이 되어 있었다

우리 인생의 열매가 익는 속도는 
떫은 감이 
홍시가 되는 것보다 빠르다

우리네 인생  늙어가는 길이
비행기보다 빠르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고 했나

익어가는 게 아니라
떨어져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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