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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무거운 집에 살아 봤니/YNEWS 문예위원장

기사입력 2021.04.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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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집에 살아봤니

서명숙

          

 

선풍기가 힘겹게 도는 아침
해종일 밥도 못 먹고 
뜬눈으로 일하는
가여운 노동자 저 선풍기

 

에어컨이 보이지 않는 집
지독한 더위를 팔자로 껴안고 산다

 

가죽 가방은
더 비싼 공기에 풀이 죽어
하냥 고개를 숙이고

 

먹고 남은 빈 병도 
쓰러져 초주검이다

 

대단한 위인이 사는 
무게감 있는 이 집

 

시세로 치면 
무거운 공기 값도 얼떨 얹혀
팔려 갈 것이 틀림없는
집집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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