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울 엄마
서명숙
부식 가게를 하며
자식을 먹이며 가르쳤던 엄마
글을 모르는 엄마의 장부엔
손님들이 외상을 찍 긋고는
가버렸다
손님은
더하기보다 빼기를 더 잘했다
해종일 장사에 매달려 파김치가 된 채 졸다가
머리가 바닥을 향해 미끄러져져도
다리는
거미줄을 쳐서 실처럼 엉켜도
스스로 풀지를 못했다
신문을 보던 엄마가 속상해
신문을 뺏어 읽어주려는데
엄마가 쓸쓸하게 나를 쳐다보던 표정
한참 후에 알았다
절에서 글을 뗀 울 엄마
신문을 보지 않고
신문을 읽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