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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 시인의 까막눈 울엄마/YNEWS 문예위원장

기사입력 2021.03.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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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 울 엄마

서명숙
            
부식 가게를 하며 
자식을 먹이며 가르쳤던 엄마
글을 모르는 엄마의 장부엔
손님들이 외상을 찍 긋고는
가버렸다


손님은
더하기보다 빼기를 더 잘했다

해종일 장사에 매달려 파김치가 된 채 졸다가 
머리가 바닥을 향해 미끄러져져도


다리는 
거미줄을 쳐서 실처럼 엉켜도 
스스로 풀지를 못했다

신문을 보던 엄마가 속상해
신문을 뺏어 읽어주려는데
엄마가 쓸쓸하게 나를 쳐다보던 표정
한참 후에 알았다


절에서 글을 뗀 울 엄마

신문을 보지 않고
신문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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