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시와의 산책 / 식어버린 편지 / 서명숙 - 와이뉴스문예위원장

기사입력 2021.02.23 12:16

SNS 공유하기

fa tw ba ka ks url

 

식어버린 편지 / 서명숙

                
지갑 안에서 
세월의 때를 고스란히 묵혀 
허리가 굽어 
제대로 앉아 있지를 못하니

구겨진 몸 천천히 일으켜
지나간 시간 속에 가둔
언어들이 
시선을 피하며 걸어 나오고

등을 보이며 서있는 
희미한 편지지의 마른 글자
낡은 글자는 
식어버린 커피

다시 데울 수 없는
마음은 그처럼
죽어가는 언어를
살려 낼 수도 없겠지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