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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하는 여인/서명숙
어느 여염집 촌 아낙네의 뜨거운 입김을 불어
이름 모를 한적한 산자락에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잠재운다
타닥타닥 장작불 타는 소리를 밟고 날아오르는
하얀 솜사탕 같은 안개는
쌀쌀한 공기 속을 데피운다
투박하고 정겨운 가마솥 안에서
노오란 콩이 콩닥콩닥 사이좋게 익어가는 소리는
옛 우리네 어머니들의 고달픈 삶을 녹여내는 소리
보나 마나 안 봐도
메주콩 삶는 안주인의 모습도
인고의 세월 인생의 짊 다 내려놓고
이제는 분명 우리네 어머니상의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을 지니고
살아내고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