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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 시인과의 주말 산책, 고독을 물병에 담아

기사입력 2020.11.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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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물병에 담아 / 서명숙


산속에 숨어 사는 무명 새들 
숨죽이며 울부짖고 
그늘을 등에 업고 서있는 쓸쓸한 나무 한 그루 
벤치 끝에 걸 터 앉은 나를 
거울 속에 보이는 자기인가 착각하며 쳐다보고
누런 잎사귀 하나가 바람에 휙 날아와
발등에 올라앉으니
마치 돌덩이가 누르는 것 같이
무거운 발이 되어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움직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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