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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마이삭 태풍 / 유진숙

기사입력 2020.09.0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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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삭 태풍 / 유진숙

 


숨죽이듯 고요한 침묵이 흐른다

어디서 불어 닥친 큰 태풍
그의 이름은 마이삭

귀막고 눈감으면
암흑처럼 검은그림자 옷을 걸치고
위험한 무기같은 큰 바람과 비를 등에 걸치고 
야금야금 다가서는 당신

반갑지도 않는 손님
환영하고 싶지 않는 당신
이름 만큼 거칠고 혐오감 느끼는 당신

평화스러운 촉촉한 땅에
전쟁터 탱크보다 더 억압전인 모습으로
기름진 땅을 범하며 
모든 곳에 쑥대밭을 휘젓고
떠나버린 당신은 얄미운 바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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