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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나무와 기둥 / 이수태

기사입력 2020.08.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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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기둥 / 이수태

 

이미지 스케치=이수태 작곡가, 시인

 

나무는 뿌리가 있지만
기둥은 이파리 마저 없지요

 

나무는 계절따라 옷을 입지만
기둥은 기대야만 하는 목재에 불과하지요

 

나무는 ''족보가'' 있지만
기둥은 ''기둥서방'' 이라 일컫지요

 

나무는 나이테 모아 익은열매 주렁일때
기둥은 기웃기웃 남의 열매 탐욕하지요

 

사리살짝 나무몰래 기둥에 얽혀 
찢어질듯 겨우달린 불륜의 깃발 

헐떡이는 그대는 
절망의 벽을 넘는 몹쓸 바람이지요

 

기둥을 향한 그대의 벌거벗은 욕망은 
나무의 뿌리마저 뽑아버린 아픈 눈물이지요

(불륜이란 미지수를 나무와 기둥으로 묘사한 작품)

 

[해설]

1연은 이솦 이야기로 시작되는듯 동심의 세계같은 구절로  시작된다.

 

그러나 2연으로 들어서면서 남편과 애인의 차이를 비교하였으며 ''기둥서방''이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남의 여자를 탐욕하는 나쁜놈이란 꾸밈으로 구성하였다.

 

3연에서 "사리쌀짝 나무몰래 기둥에 얽혀 찢어질듯 겨우달린  불륜의깃발"는 즉 ''이용만 당하고 떨어진다''는 냉철하고도 현실에 입각한 시인의 생각으로 ''헐떡이고 벌거벗은 욕망은 가정의 파멸을 자아내는 아픈 눈물이된다'' 란 교훈적인 서사시로 본능과 불륜을 역설적으로 표출한 작품이다.

 

[첨언]
조용한 예술로 시작하여 외설적 가치로 꾸민 절창의 시로써
가정의 행복을 지키려거든 족보를 바꾸려 하지마라! = 남을 탐하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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