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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 유진숙
뜨거운 영혼들이여
역사의 아픈 시간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띄우고
찔레 향 진하게 풍기는 고향 땅 언덕에 올라
황톳길 걸으며
민족의 고귀한 넋
이제 광명의 빛으로 깨어나리
눈물 옷고름 붉게 물드는
석양빛 쉼 없이 바라보며
안갯속에서 외롭게 핀 꽃
그 순결한 얼
드넓은 초원에 함지박처럼 피어나네
드높은 푸른 하늘
강을 건너고 우거진 숲을 지나
끊어진 다리를 잇고
녹슨 기차는 북으로 뻗어 달리며
그리운 자유의 품으로
날아오르는 새의 몸짓 같은 날개로
산과 강으로 휘몰아친 고갯길 지나
끝없는 광야로
원통하고 억울한 그날을
속죄하며 민족의 숨결 고이 잠들기 위해
거룩한 희생정신 높이 받들어
고이 잠드 소서
평화의 땅 즈려밟고
영원한 혼불로 빛나리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통일의 그 날을 위해
함께 손잡고 얼굴 마주 보며
꿈을 안고
황금마차에 오르며
돋아나는 새싹처럼
약속의 줄다리기 멈추고
조국의 품속으로 고이 잠드소서
시인 / 유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