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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 유진숙
날 닮아 볼품없는 키 작은 꽃
바람 불면 금방이라도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안쓰럽습니다
봄 한철 노랗게 지천으로 피었다가
어느새 새하얀 홀씨되어 훨훨 날아갑니다
자유의 몸이 되어 드넓은 세상으로
비록 보잘것없이 태어났지만
세상 모든 욕심 다 내려놓으니
새털처럼 가볍게 창공을 날아오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제 어미가 뿌리내렸던 길 가 돌 틈이 아니라
어느 기름진 언덕에 안착하길 기원하면서
나 너를 닮아
노란 꽃 피던 시절 다 지나고
하얀 서리 내려 나부끼는 내 머리카락
홀씨처럼 훨훨 날아 세상 끝까지 날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