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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함께하는 시인의 여운, 지금은 아플 때/이신남
기사입력 2019.12.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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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플 때/이신남
한때
향기롭게 꽃 피우던 날은
어디로 가고
시르죽은 장미다발에서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것 같은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을 것 같은
어떤 여자의 얼굴을 본 듯하다
누군가를 찾아 헤매다 이제는
누군가를 잊어야 하는 시간
제 몸의 근원으로 돌아가라고
햇볕 잘 드는 베란다 한쪽
항아리 뚜껑에 담아 두었다
몰랐다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걸
퀴퀴한 곰팡이 냄새까지 풍기는
씻을 수 없는 얼룩의 흔적들
바라만 보는
내 눈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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