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심상도 문화박사의 화요 칼럼 "배내천 트레킹길 1코스를 즐기는 법"

기사입력 2019.08.19 12:25

SNS 공유하기

fa tw ba ka ks url

%BDɻ%F3%B5%B5%C1%F5%B8%ED%BB%E7%C1%F81[1].jpg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 상 도

 

한여름의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8월 18일 오후에 배내천 트레킹길을 답사하였다. 배내천의 공식적인 지명은 단장천이다. 지난 8월 6일 내습한 태풍 프란시스코 덕분에 고점마을의 고점교 근처 밀양댐 상류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고점교에서 풍호마을까지는 단장천 옆으로 트레킹길이 개설되어 있어 물을 즐길 수 있다. 이 코스는 물의 시원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 코스다. 배내천 트레킹길 1코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과 특이한 관광자원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90818_142836[1].jpg

 

배내천 트레킹길은 희귀목 연리지 나무, 단장천의 흐르는 물에 닳고 닳은 반들반들한 기암괴석,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인 통도골 선녀탕, 수백 년 된 밤나무 군락지, 돌배나무, 고로쇠나무 군락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명품 길이라 할 수 있다.

 

20190818_161237[1].jpg

 

일반인들은 트레킹길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22조의 2항에 숲길의 종류가 나와 있다. 

 

① 등산로는 산을 오르면서 심신을 단련하는 활동(등산)을 하는 길, 

 

② 트레킹길은 길을 걸으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경관을 즐기며 건강을 증진하는 활동(트레킹)을 하는 길로 둘레길과 트레킹길로 나눈다. 

 

둘레길은 시점과 종점이 연결되도록 산의 둘레를 따라 조성한 길, 트레일은 산줄기나 산자락을 길게 조성하여 시점과 종점이 연결되지 않는 길이다.

 

③ 레저스포츠길은 산림에서 하는 레저・스포츠 활동(산악레저스포츠)을 하는 길, 

 

④ 탐방로는 산림생태를 체험・학습 또는 관찰하는 활동(탐방)을 하는 길, 

 

⑤ 휴양・치유숲길은 산림에서 휴양・치유 등 건강증진이나 여가 활동을 하는 길을 말한다.

 

배내천 트레킹길은 4개의 코스로 구분하여 1코스 태봉마을~장선마을 1.63km, 2코스 장선마을~대리마을 4.65km, 3코스 대리마을~풍호마을 2.4km, 4코스 풍호마을~고점교 1.09km, 관문에는 태봉마을~고점교 9.7km 약 3시간 30분 걸린다고 안내판에 나와 있다. 

 

20190818_140138[1].jpg

 

입산통제 안내에 보면 봄(2.1~5.15), 가을(11.1~12.15)로 장터길 4개 코스 22km를 통제하고 있다. 전 구간을 답사하려면 무려 3시간 30분이 소요되고 원점회귀를 하려면 장장 7시간이 넘게 걸리니 부분 답사를 하거나 전 구간 주파 후 차량편을 수배하여 차를 타고 원점회귀하는 방법이 무난하다.

 

20190818_151609[1].jpg

 

고점교에서 배내천 트레킹길의 안내판이 붙어 있는 출발점인 관문을 지나 조금 걸어가면 연리지나무가 있는 쉼터가 나온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18일 답사 때 3~4명의 그룹을 이룬 탐방객이 간간이 지나다녀 이 길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보였다.

 

연리지 나무가 있는 곳에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대팻집나무가 서로 다정하게 손을 맞잡아 하나 되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사랑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나무가 크지는 않지만 매우 희귀한 사례이기 때문에 답사객이 눈을 떼지 못한다. 탐방객이 나무를 함부로 만지지 못하도록 보호조치를 해야 하는데, 현재는 한쪽만 목책을 둘러놓아서 미흡한 감이 있다.

 

연리지 나무가 있는 바닥에는 풀이나 이끼가 자라지 않고 마사토가 바로 노출되어 있어 나무 생육에 좋지 않은 환경이다. 

 

그 이유는 관광객이 연리지 나무 옆에서 사진을 찍기 위하여 바닥을 자주 밟기 때문이다. 연리지 나무 보호막을 완전하게 다시 둘러싸야 하겠다. 

 

20190818_140701.jpg

 

연리지 나무와 뿌리가 같은 왼쪽 나무의 맨 아래 가지가 말라죽은 것이 보였다. 용 모양의 소나무는 이미 오래전에 말라 죽었다. 죽은 나무를 아직 그대로 두어 소나무 모양은 감상할 수 있지만 답사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귀중한 연리지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하겠다.

 

배내천 트레킹길은 2016년부터 공사에 착공해 2017년 말에 완공되었다. 이 길이 완공된 후 최초로 2017년 12월 24일에 양산숲길보전회 회원 52명이 단체 답사를 하고 숲길을 홍보한 바 있다. 

 

양산시에서는 산림과 주관으로 2018년 1월 13일 배내천 트레킹길 걷기대회를 개최하였다.

 

고점교에서 풍호마을까지 1.09km를 걷는 구간에는 태풍 덕분에 밀양댐에 물이 가득 차서 이곳 고점교 위 구간 단장천에도 물이 풍부하다. 산 그림자가 단장천에 반영되어 풍광이 기가 막히게 뛰어나다. 목제 데크를 단장천 옆으로 나란히 설치하여 물 위를 걸어가는 느낌이 난다. 아무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멋진 기념사진이 나온다. 단장천에 1년 중 이렇게 물이 많은 기간도 길지 않으므로 답사를 서둘러야 한다.

 

풍호마을에 도착 후 다리를 건너가 왼쪽으로 내려가면 풍호대가 나온다. 비석이 두 개 나란히 서 있다. 조선시대 천은(川隱) 박기섭(朴基燮)이 여가 중에 대(臺)를 쌓았고, 선현들을 추모하여 풍호대(風呼臺)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행양산군수(行梁山郡守) 동래진관(東萊鎭管)을 지낸 병마동첨절제사(兵馬同僉節制使) 이능화(李能華)의 「풍호대서(風乎臺序)」가 전한다. 풍호대 비석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으므로 스토리텔링 안내판도 필요하다.

 

아래 단장천을 내려다 보면 경치가 아주 좋다. 풍호대 절벽에 소나무가 세 그루 있는데,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에서 풍호대를 내려다보면 돌다리가 보인다. 이 멋진 돌다리는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밀양댐에 물이 최고로 가득 차면 이 돌다리도 물에 잠긴다고 하는데 요즘은 물이 거의 흐르지 않아 쉽게 볼 수 있다.

 

풍호대 돌다리에는 슬픈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뻥 뚫려 있는 돌다리 밑의 구멍을 막으면 마을에 벙어리가 태어나고, 막지 않고 그대로 두면 마을 여인들이 바람이 난다는 전설이 있어 고민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자연이 만든 멋진 돌다리를 파괴하지 않고 그대로 보호해온 마을 주민들의 노력과 지혜가 돋보인다. 풍호대에 이런 사유를 적은 스토리텔링 안내판을 세운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풍호대 구경을 마친 후에 되돌아서 풍호대 다리를 지나 69호선 국지도를 조금 올라가면 대리약수터가 나온다. 대리약수터는 물맛이 아주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약수를 받아가고 있다. 69호선 국가지원 지방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차공간도 충분해 접근성이 좋다. 풍호대에서 조금 올라가면 나온다.

 

양산시 상하수도사업소 수도과에서 실시한 2019년 2/4분기(6월 19일 채수) 수질검사 성적서가 게시되어 있는데, 모든 면에서 양호하니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 일반 세균 제로, 총대장균군 불검출, 대장균 불검출, 암모니아성 질소 불검출, 질산성 질소 기준치 10mg/리터 이하(검출 1.6mg/리터), 과망간산칼륨소비링 기준치 10mg/리터 이하(검출 1.6mg/리터)로 모든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매우 양호하다.

 

20190818_162133[1].jpg

 

약수터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연신 들러 약수를 받아간다. 물바가지도 여러 개 비치되어 있고, 크고 작은 다양한 물통에 물을 받아갈 수 있도록 깔때기도 준비하여 놓았다. 

 

약수는 두 군데에서 나오는데, 위쪽이 수량이 더 많았다. 샘터 바닥에는 자잘한 잔돌을 깔아놓아 흙탕물이 일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바가지로 물을 떠서 먹어보니 시원하였다. 마치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물처럼 시원하였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곳의 약수를 마셔보았지만 대리약수가 제일 시원하였다.

 

대리약수터에는 마을의 할머니들이 손수 재배하고, 채취하여 만든 호박, 깻잎, 엑기스(매실, 복분자, 쇠비름), 된장, 꿀, 마늘, 사과, 양파, 머위 등의 농산물을 배내골을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맨 위쪽에 자리 잡은 할머니에게 장사가 잘 되냐고 물어보니 잘 안 된다고 하였다. 나라 전체의 불경기가 배내골 약수터 노점상 할머니에게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물맛이 빼어난 대리약수를 마시고 할머니들이 판매하는 농산물을 구매한 다음 발길을 되돌려 풍호교로 내려와 배내천 트레킹길을 걸어서 고점교로 원점 회귀하면 된다. 필자가 추천하는 이 코스는 건강에 무리가 안 가고 초보자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69호선 국지도 일부 짧은 구간을 걸어갈 때 차량을 조심하면 된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