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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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마이삭 태풍 / 유진숙마이삭 태풍 / 유진숙 숨죽이듯 고요한 침묵이 흐른다 어디서 불어 닥친 큰 태풍 그의 이름은 마이삭 귀막고 눈감으면 암흑처럼 검은그림자 옷을 걸치고 위험한 무기같은 큰 바람과 비를 등에 걸치고 야금야금 다가서는 당신 반갑지도 않는 손님 환영하고 싶지 않는 당신 이름 만큼 거칠고 혐오감 느끼는 당신 평화스러운 촉촉한 땅에 전쟁터 탱크보다 더 억압전인 모습으로 기름진 땅을 범하며 모든 곳에 쑥대밭을 휘젓고 떠나버린 당신은 얄미운 바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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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이별의 아픔 / 유진숙이별의 아픔 / 유진숙 문틈으로 찬바람 불어와 아픈 가슴 부둥켜 안고 긴긴 하얀 밤을 보내며 흘린 눈물은 바가지로 펴 담아도 끝이 없어 애틋한 슬픔의 곡조처럼 새로운 사랑으로 움푹 파인 가슴속에 가득히 채워놓고 싶은 마음 호박 넝쿨 줄줄이 엮듯이 기쁨의 환희 느껴 보고 싶어도 긴 이별의 시간은 끝이 없어 봉오리 맷혀 피어나지 못한 채 강풍에 휩싸여 쑥대밭이 되어 그리움 속으로 쓸쓸히 사라져 간 아픔은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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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나무와 기둥 / 이수태나무와 기둥 / 이수태 이미지 스케치=이수태 작곡가, 시인 나무는 뿌리가 있지만 기둥은 이파리 마저 없지요 나무는 계절따라 옷을 입지만 기둥은 기대야만 하는 목재에 불과하지요 나무는 ''족보가'' 있지만 기둥은 ''기둥서방'' 이라 일컫지요 나무는 나이테 모아 익은열매 주렁일때 기둥은 기웃기웃 남의 열매 탐욕하지요 사리살짝 나무몰래 기둥에 얽혀 찢어질듯 겨우달린 불륜의 깃발 헐떡이는 그대는 절망의 벽을 넘는 몹쓸 바람이지요 기둥을 향한 그대의 벌거벗은 욕망은 나무의 뿌리마저 뽑아버린 아픈 눈물이지요 (불륜이란 미지수를 나무와 기둥으로 묘사한 작품) [해설] 1연은 이솦 이야기로 시작되는듯 동심의 세계같은 구절로 시작된다. 그러나 2연으로 들어서면서 남편과 애인의 차이를 비교하였으며 ''기둥서방''이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남의 여자를 탐욕하는 나쁜놈이란 꾸밈으로 구성하였다. 3연에서 "사리쌀짝 나무몰래 기둥에 얽혀 찢어질듯 겨우달린 불륜의깃발"는 즉 ''이용만 당하고 떨어진다''는 냉철하고도 현실에 입각한 시인의 생각으로 ''헐떡이고 벌거벗은 욕망은 가정의 파멸을 자아내는 아픈 눈물이된다'' 란 교훈적인 서사시로 본능과 불륜을 역설적으로 표출한 작품이다. [첨언] 조용한 예술로 시작하여 외설적 가치로 꾸민 절창의 시로써 가정의 행복을 지키려거든 족보를 바꾸려 하지마라! = 남을 탐하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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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아이스크림 사랑 / 유진숙아이스크림 사랑 / 유진숙 사르르 녹아지는 달콤한 사랑 꽃 잔 위에 가득 쌓여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하나의 마음을 만들어 놓는다 눈과 마음이 하나로 엮어 꽃향기처럼 은은한 사랑의 마음이 그림 속으로 영상을 꾸며 카페 안 분위기를 사로잡아놓고 상큼한 아이스크림 속으로 맛과 향기를 조율하는 시원하고 달콤한 얼음의 사랑 아이스크림의 사랑으로 달콤한 맛의 흐름 아이스크림 사랑으로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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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시와의 산책 / 유혹 / 유진숙유혹 / 유진숙 대나무 숲이 허공을 향해 울부짖는다 단아한 신발에 농익은 속살을 뽐내며 꽃구름처럼 몽실몽실 여인의 모습으로 대나무 곁에 앉아있으니. 세월을 탓하리오 그대와 나눈 꿈같은 사연들 내 어찌 잊으리 슬그머니 떠나버린 그리움 한 조각 이 넓은 뜨락에 살포시 내 곁으로 햇살 한 움큼 내리고 바람 따라 춤을 추며 그리운 마음은 끝없이 하늘 위로만 올라간다 쭉쭉 뻗은 긴 몸매에 곧고 푸른 대나무는 흔들림 없이 나를 바라보는 가을에 유혹의 불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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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그리운 마음 / 유진숙그리운 마음 / 유진숙 어둑발 내리면 짙은 하늘이 수놓아 마음에 별들이 반짝인다 외롭게 보낸 긴 세월 언젠가 저 먼 곳에서 그대를 만나겠지 신념 하나 믿고 당신 의지하며 보낸 긴 시간 누구도 따라잡지 못하는 나만의 사랑 방법으로 내 마음속에 그대가 반짝이는 별빛을 한아름 담아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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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라일락 / 유진숙라일락 / 유진숙 비 오는 날 너의 향기 그리워 너에게 편지를 쓴다 무슨 말을 적어볼까 내 가슴에 꽃샘바람 불어오니 눈빛이 흐려진다 서럽도록 울어 내 마음 전하기 전에 꽃잎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끝내,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고 상처로 남아 진한 향기로 허공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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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계곡에서 / 유진숙계곡에서 / 유진숙 홍룡사 계곡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개울물 딱새 소리 푸른 풀빛 바라보며 마음의 욕심 보자기 맑은 물에 씻어낸다 입은 옷 훌훌 벗고 몸을 물속에 담근 채 잡념을 털어내고 영혼을 씻어낸다 혼탁한 마음도 씻고 맑은 영혼 찾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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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밤 비 / 유진숙밤비 / 유진숙 은밀히 어둠을 기다리며 사르륵 목덜미 타고 망각을 잊은 채 밤새도록 대지 위를 적시고 있다 빛깔도 없이 오직 조명의 빛 하나에 의지한 채 바람결 따라 휘어지듯 가로등도 타고 내린다 어둠 속에 내리는 슬픈 비 도르륵 신음을 내며 조명 속에서 더욱 요란스럽게 두들기는 너는 숯 검댕이 되어 아프다, 소리 한번 질러 보지도 못하고 형체도 없이 그저 기둥에 의지하며 내리는 너는 부모 잃어버린 가엾은 고아의 눈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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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청포도 / 유진숙청포도 유진숙 눈 부신 햇살 자양분 마시며 알알이 영근 칠월의 청포도 과실나무마다 주저리 매달려 속이 꽉 차게 속살을 채우고 거친 농부 손길을 기다리는 포도송이 혹여 밉상인 태풍이라도 지나갈까 봐 노심초사하는 건 내 마음 같아라 작은 빈 마음으로 살포시 두 손 모으고 평화를 기도하는 여인의 모습 영락없는 우리 어머니 모습 같다 시인 / 유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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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산책 / 수국꽃을 바라보며 / 시인 유진숙수국꽃을 바라보며 / 유진숙 여름이 기다려진다 가장 뜨겁고 더운 날 각양각색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모습으로 길손을 반긴다 꽃송이마다 개구쟁이 아이처럼 변덕스럽게 파란색으로 분칠을 하고 잎새마다 계곡의 물소리 같이 소담 소담 엮는 소녀의 웃음 삭막한 세상에 잠시라도 서로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가 흐르도록 둥근원 하나로 엮어지는 분홍색 꽃 연인과 친구 가족이 함께 더운 여름을 잊고 서로를 포옹하며 마음을 건네는 사랑 둥글둥글 꽃무리 동산 수국의 얼굴처럼 미소가 넘쳐 곁에 손 내미는 사람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네 시인 / 유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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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의 토요 산책 / 아버지 /유진숙창작 시조 / 아버지 / 유진숙 장맛비 쏟아지니 아버지 생각 난다 도롱이 둘러쓰고 물꼬 보러 나가시던 울어볼 시간도 없이 마음속에 고인다 후두둑 요란하게 빗방울 소리 들려 놀라 당신인가 사립문짝 바라보니 녹 슬은 연장 하나가 텅빈 그곳 지킨다 대가족 목구멍에 거미줄 칠까 보아 하루도 쉬지 않은 거친 손 마디마디 언제나 불러주실까 다정하던 그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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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의 토요 산책 / 그대와 나 / 유진숙그대와 나 / 유진숙 창틈으로 스며든아침 햇살눈부시도록 아름다워라 그대 생각그대 호흡으로나는 나비의 몸짓이다하얀빛 속으로무지개 타고 저 넓은 세상날아오를 수만 있다면빛과 소금으로알콩달콩장미꽃 울타리 야생화 천국을 만들어나는 꽃 당신은 나비가 되어꿈의 동산에서 노래 부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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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위해 몸 바치신 젊은 영혼들의 넋을 기리며...시인 / 유진숙 / 현충일현충일 / 유진숙 뜨거운 영혼들이여 역사의 아픈 시간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띄우고 찔레 향 진하게 풍기는 고향 땅 언덕에 올라 황톳길 걸으며 민족의 고귀한 넋 이제 광명의 빛으로 깨어나리 눈물 옷고름 붉게 물드는 석양빛 쉼 없이 바라보며 안갯속에서 외롭게 핀 꽃 그 순결한 얼 드넓은 초원에 함지박처럼 피어나네 드높은 푸른 하늘 강을 건너고 우거진 숲을 지나 끊어진 다리를 잇고 녹슨 기차는 북으로 뻗어 달리며 그리운 자유의 품으로 날아오르는 새의 몸짓 같은 날개로 산과 강으로 휘몰아친 고갯길 지나 끝없는 광야로 원통하고 억울한 그날을 속죄하며 민족의 숨결 고이 잠들기 위해 거룩한 희생정신 높이 받들어 고이 잠드 소서 평화의 땅 즈려밟고 영원한 혼불로 빛나리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통일의 그 날을 위해 함께 손잡고 얼굴 마주 보며 꿈을 안고 황금마차에 오르며 돋아나는 새싹처럼 약속의 줄다리기 멈추고 조국의 품속으로 고이 잠드소서 시인 / 유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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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의 수요 산책 / 해돋이 카페의 사랑 / 유진숙해돋이 카페의 사랑 / 유진숙 명지바람 넘실대는 비췻빛 바다 눈부시도록 햇살 반짝거릴 때 커피가 생각나거든 잠시 그곳에 발길을 멈추어라 고독을 삼켜버릴 깊은 파도가 춤을 추고 외로움을 씻어줄 하얀 포말이 출렁거려도 한 걸음이라도 잠시 머물다 자리 뜨면 오목조목 성스러운 바윗돌 바람 한 조각도 삼켜버릴 해돋이 카페에 사랑이 피어오른다 푸르디푸른 열정의 바다 모두가 떠나가도 오직 너 하나만 기다려줄 작은 움막 같은 플랫폼 하나 등대처럼 그곳에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