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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해체산업, 원자력업계의 미래 먹거리/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상근부회장(기고/칼럼)

기사입력 2019.05.0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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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지난 17일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확정·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원전해체산업 전반에 걸친 정보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원전해체 기반조성사업’을 연구한 과제책임자로서 언론과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더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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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열 한국원자력협회상근부회장

 

원전해체 시장규모 전망

 

2018년 12월말 기준으로 전 세계 운영원전은 453기이고 영구정지 원전은 170기다. 이 중 21기만 해체가 완료된 상태에서 상업용 원전은 미국에서 8기가 해체되었다. 

 

또 영구 정지된 원전 170기 중 약 73%인 124기가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1950년대에 원전을 도입한 나라를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다.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의 증가로 글로벌 해체시장은 2020년대 중반부터 확대될 전망이며, 규모는 2017년부터 2030년까지 123조원, 2031년부터 2050년까지 204조원, 2051년 이후에는 222조원 등 총 549조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부터 2021년까지 연구용 원자로 1·2호기 해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 등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소규모 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국내 해체시장은 2017년 6월 18일,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를 시작으로 2020년 이후 영구정지 원전이 증가하면서 초기 해체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고리 1호기가 정지됨에 따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해체계획 수립, 공정설계, 안전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는데 약 675억 원이 해체준비 과정에 투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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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30년까지 고리 1∼4호기, 월성 1∼4호기, 한빛 1·2호기 및 한울 1·2호기 등 원전 12기가 영구정지에 들어가고, 해체시장 규모는 약 9조 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및 국내 원전해체산업 성장 추세

 

해외 원전해체 주요기업 현황을 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초기 원전도입국을 중심으로 미국 Energy Solutions, 영국 AMEC, 독일 Siempelkamp, 프랑스 Orano(구 AREVA) 등 10여개의 해체 종합기업과 다수의 전문특화 기업들이 활동 중에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원전 건설·정비, 폐기물 처리 등 기존 원자력 관련분야의 경험과 기술력을 토대로 해체 분야까지 사업범위를 확장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해체산업 진입 초기에 나타나는 특성상 선진국 대비 기술력과 인력 등 경쟁력이 부족하고 생태계 기반이 미흡한 상황에 있다.

 

때문에 원전 건설과 운영에 참여해 온 원전 공기업과 제작회사, 건설회사를 중심으로 고리 1호기 원전해체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제염, 절단, 해체, 방사선 관리 등 관련 분야에 대해 기존의 원전 운영경험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토대로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원전해체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국내 원전해체산업의 향후 추진방향

 

17일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표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은 원전해체를 우리 원자력산업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하여 2035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원전해체 TOP 5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수립했다.

 

이 육성전략은 초기시장 창출을 포함해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된다.

 

① 초기시장 창출 및 인프라 구축

 

고리 1호기의 본격적인 해체 착수 전인 2022년까지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의 해체물량을 조기에 발주하고 기술 고도화·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함으로써 대규모 선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② 원전해체 전문 강소기업 육성

 

원전해체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원전기업이 해체분야로 사업을 전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하며 지역 산단 등을 중심으로 원전해체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한편 산업계의 실질적 교류·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산학연이 참여하는 ‘원전해체산업 민관협의회’구성과 기능을 확대하고,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내에 기업지원 및 산업육성을 위한 ‘원전해체지원센터’를 설치해 원전해체기업 실태조사와 아울러 애로사항 등을 적극 해결해 나갈 수 있게했다.

 

③ 우리기업의 단계적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원전해체 실적(Track-record)을 중요시하는 해체시장 특성상, 고리 1호기 해체 실적을 토대로 3단계에 걸쳐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리 1호기 해체 진도에 맞춰 1단계는 2020년대 중반까지 해외 해체원전 단위사업을 수주하고, 2단계는 2020년대 후반까지 원전 운영경험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3국에 선진국과 공동 진출한다.

 

또 3단계는 2030년대 이후 제3국에 단독으로 진출하는 등 단계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선진기관과의 해체 관련 정보·인력교류 및 공동연구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④ 원전해체관리 제도 기반 구축

 

원전해체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안전한 해체관리를 위해 관련 법 규정을 정비하고 대국민 정보 공개를 확대할 것이다.

 

이를 위해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전문기업 확인제도 도입과 원전해체 세부기준을 조기에 마련하고 해체기술표준을 개발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원전해체 선진국들은 원전해체시장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원전해체 기술과 장비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원전해체의 경쟁력은 해체비용·해체기간·폐기물 발생량 및 작업자 방사선량 저감 등 4가지 분야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원전 건설 및 운영 경험을 통해 전 세계에 입증한 바 있다.

 

앞서 설명한 원전해체산업 4대 육성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면 원전해체산업이 향후 원전기업의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고 원전 주변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한 해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향후 우리나라 경제의 먹거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강재열 한국원자력협회상근부회장(기고/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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