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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시인과의 산책(1) / 이팝나무 / 유진숙
기사입력 2020.05.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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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 유진숙
실록의 계절에
하얀 쌀밥이 연둣빛 이파리에
소복소복 쌓여 있다.
수줍음도 잊은 채
가지마다 풍성하게
하얗게 몽실몽실 넘쳐나는 하얀 이팝나무
한 그릇이라도 얻기 위해
허공을 쉴 새 없이 바라보며
불어오는 하늬바람에
꽃 무더기는 덩실덩실 춤 사위로
속내 배고픔 달래며
싱그러운 오월
하얀 이밥으로 살찌우며
해맑은 미소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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