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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도 박사의 화요칼럼/소설가 김정한 선생의 수라도와 용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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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심상도 박사의 화요칼럼/소설가 김정한 선생의 수라도와 용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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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 상 도

 

1. 소설 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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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도는 김정한 선생이 1969년 6월 『월간문학』 8호’에 발표한 중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구한말부터 광복 직후에 이르는 `가야부인`의 일생을 통하여 ‘허진사’ 가족의 역사와 한민족 수난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전지적 작가 시점의 소설이다. 작가 김정한은 “역사를 과거의 일로서만 묻어 버리지 않고 현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러한 작가 정신은 외손녀 분이의 회상 속에서 가야부인의 일생이 밝혀지는 소설 구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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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수난사를 바라보고 직접 그 가운데 위치했던 가야부인의 일대기는 그야말로 ‘수라도’(악귀 세계)를 헤치는 고행의 연속이다. ‘수라도’라는 소설 제목은 우리 민족이 살아온 역경의 시공간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여성으로서 인고, 처절, 초월의 삶을 살아온 가야부인의 불교적인 역경 극복 방식을 암시하기도 한다. 오봉 선생의 서릿발 같은 기상과 지조는 우리 전통 유학의 혼을 당당히 계승하고 있다. 가야 부인의 효성 역시 유교에서 강조하는 전형적인 여인상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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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오봉 선생의 대쪽 같은 성품이 일제의 억압적 상황과 맞지 않아 집안은 온갖 시련을 겪어야 했다. 시할아버지 허 진사는 한일합방 직후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하다 서간도에서 유골로 돌아오고, 시동생 밀양 양반은 3.1 운동 때 일제에 죽임을 당하고, 오봉 선생은 한산도 사건이라는 애국지사 박해 사건에 걸려 갖은 고초를 겪는다.

가야부인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수용해나가며 가족을 위한 살신성인에 가까운 헌신,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는 자애로운 정신, 불의의 세력에 맞서서 투쟁하다 옥고를 치르는 시아버지 오봉 선생을 공경하는 지극한 효성은 전형적인 사대부 집안의 며느리다운 고결한 품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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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륵당과 용화사

 

가야부인은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의 희망을 보기 위해 미륵불에 의존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미륵불 신앙이 희망의 신앙으로 수용되어 폭넓게 전승되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 56억 7천만 년이 지나면 이 사바세계에 출현하는 부처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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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불의 세계인 용화세계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에서의 갖가지 노력이 요청된다. 즉, 경(經)・율(律)・논(論)의 삼장(三藏)을 독송하거나, 옷과 음식을 남에게 보시하거나, 지혜와 계행(戒行)을 닦아 공덕을 쌓거나, 부처님에게 향화(香華)를 공양해야 한다. 고통받는 중생을 위하여 깊은 자비심을 내거나, 인욕과 계행을 지켜 깨끗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기르거나, 절을 세워 설법하거나, 탑과 사리를 공양하며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생각하거나, 사람들을 화해시켜 주거나 하는 등의 공덕으로 용화회상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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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수라도’ 중 미륵당을 묘사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강 건너 고암산이 이쪽 미륵당 아래의 강 구부렁이로, 그 웅장한 그림자를 쑥 내밀고 있었다.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물빛이 한결 시퍼런 강 구부렁이 쪽으로 사타구니가 벌어져간 골짜기의 오목한 부분에, 미륵당이란 절이 납작하게 앉아 있다. 그래서, 모신 미륵불은 어지간히 크긴 해도 절 이름을 미륵암이라고 부르지 않고, 보살 할머니들은 그저 미륵당이라고만 불렀다’

 

미륵당은 이 소설의 핵심 배경이다. 어느 추운 겨울날, 가야부인은 허 진사의 입제날(제사 하루 전날)에 제사상을 봐 황산 베리를 지나다가 바람이 너무 불어 잠시 피할 곳을 찾는다. 그러다 우연히 땅에 묻혀 있던 미륵불을 발견하게 되고 절을 지어 모시기로 한다. 미륵당이 서게 된 배경이다.

 

가야부인은 시집간 고명 딸이 괴질로 죽었다고 하여 솔밭 속에 체봉(가매장)해 놓은 것을 원통해 한다. 집안 몰래 그녀는 사위를 시켜 불가의 방식으로 화장을 한다. 그리고 뼛가루를 돌부처가 있는 곳으로 가지고 가서 불공을 드리고 강에 뿌린다. 열심히 살아온 자신의 꿈이 꺾이는 것 같아서 가야부인은 절을 짓지 못하면 머리를 깎고 중이 되겠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사위가 대신 절을 짓겠다고 한다. 사위 집에서 같이 묵으면서 일을 서둘러 절을 거의 마무리해 갈 무렵 오봉 선생이 일경에 붙잡혀 구금된다. 불온한 시를 지었다는 죄명이다.

 

대동아전쟁은 얼른 끝나지 않고 공출과 징용만 늘어간다. 친정에서 데려다가 식모라기보다는 양딸처럼 길러온 옥이에게 정신대 징용 영장이 나온다. 옥이는 이를 비관하여 자살을 기도한다. 절을 지으면서 정이 들었던 가야 부인의 사위 박서방은 옥이가 배에 오르려던 순간에 나타나 자기의 처로 호적에 실은 호적등본을 보여주고 옥이를 구출한다. 두 사람은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결혼한다.

 

해방이 되자 가야부인의 자손들은 큰 벼슬을 하고 가야부인도 큰 소리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떠들어 대지만 친일파가 득세한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학병을 피해 도망다니던 가야부인의 막내아들은 이를 비관하여 반거충(무엇을 배우다가 중도에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이가 된다. 가야부인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집에서는 시어머니처럼 천수나 치고 미륵당에 나가면 미륵불 앞에 나가서 가만히 눈을 감고 지낸다.

 

물금 용화사에 미륵불이 모셔지게 된 설화도 수라도의 미륵당 이야기와 비슷하다. 오래전 어느 농부가 낙동강에서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하는 물체를 발견하고 건졌더니 그것이 미륵불이었다. 한 스님이 건져다가 용화사에 모셨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김해시 상동면 감로리 절터에 있던 미륵불을 1947년에 옮겨왔다고 한다. 소설가 김정한 선생의 처가가 원동면 화제리였기 때문에 이러한 전설을 이미 알고 소설 수라도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3. 불교 신화의 아수라와 한일 분쟁

 

아수라(Asura)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숨, 생명’을 뜻하는 ‘아수(asu)’에서 비롯된 명칭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점차 힌두교의 주신들과 대립하는 악신(惡神)의 일족으로 여겨지게 되면서 천계의 신들을 뜻하는 ‘수라(sura)’에 부정을 뜻하는 ‘아(a)’라는 접두어가 붙어서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하는 속설도 나타났다. 한자로 비천(非天)·비류(非類) 등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아수라는 인도의 많은 신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부터 숭배되었던 신으로 베다 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생명과 생기(生氣)를 관장하는 선신(善神)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힌두교의 주신들인 브라흐마(Brahma)·비슈누(Vishnu)·시바(Shiva) 등에 대한 숭배가 확립되면서 점차 이 신들과 대립하는 악신과 그의 일족들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수라와 신들 사이의 전쟁이 인도 신화의 중요한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불교는 인도의 신화를 수용하여 그것에 등장하는 신들을 부처의 가르침에 감화하여 불법을 지키는 신장(神將)들로 변화시켰다. 그러면서 그 신들을 천룡팔부(天龍八部)나 팔부중(八部衆)이라고 불리는 8개의 종족으로 구분하여 ‘팔부신중’이라고 하였는데, 아수라도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가루라(迦樓羅) 등과 함께 팔부신중의 하나로 여겨지게 되었다.

 

팔부신중(八部神衆) 가운데 하나인 불교의 수호신이다. 보통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을 지닌 삼면육비(三面六臂)의 모습으로 묘사되지만, 여덟 개나 네 개의 팔을 지닌 삼면팔비(三面八臂)나 삼면사비(三面四臂)의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있다.

 

불교 전승에서 아수라는 수미산(須彌山) 북쪽에 살면서 제석천(帝釋天)과 싸움을 영원히 계속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아수라가 제석천과 싸운 장소를 아수라장(阿修羅場)이라고 하는데, 싸움이 벌어져서 매우 시끄럽고 혼란한 장소나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사정이 수라도에서 상징하는 아수라장과 비슷하다.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합의는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한일 양국 정부간에 타결된 합의이다. 합의문 전문은 한일 정부가 공동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한일 양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종결되었음을 선포하였다. 후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TF 결과 발표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며 문제가 복잡해졌다.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신일철주금의 상고를 기각하고 "신일철주금은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일본은 이에 대응하여 2019년 7월 1일, 한국에 대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였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은 11월 23일에 종료되는데, 한국정부는 연장 의사가 없다. 후폭풍으로 아수라장이 연출되지 않기를 바란다.

 

소설가 김정한 선생의 수라도 무대인 양산시 원동면 화제리, 용화사는 안내판이 잘 설치되어 있다. 김정한 조분금 부부는 사후에 양산의 신불산공원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김정한 선생이 양산을 무대로 쓴 소설인 ‘수라도’, ‘메깃들’, ‘사밧재’, ‘산서동 뒷이야기’, 김정한 선생의 외가인 금산리 등을 관광코스로 연결하여 관광벨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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