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관광경영학 박사 심 상 도
1. 야생 차나무 군락지 보호
양산숲길보전회에서는 3월 24일 다방동 야생 차나무 군락지 답사를 하며 환경정화 활동을 하였다. 현장에 가보니 칡을 캐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구덩이를 파놓았고 칡도 일부 남겨놓아서 어수선하였다. 답사 전에 낫을 3자루 구입하여 칡덩굴을 제거할 준비를 하였다.
낫은 조상현・정진헌・이기천 회원이 사용하며 굵은 칡덩굴과 잡목을 제거하였다. 나머지 회원들은 차나무를 뒤덮고 있는 칡덩굴과 잡풀 덩굴을 손으로 일일이 걷어냈다.
필자는 6월 13일 이용식 시의원의 고향마을인 안다방마을과 야생 차나무 군락지를 방문하였다. 경부고속도로 개설로 이용식 시의원의 생가는 철거되었는데, 집터를 함께 둘러보았다. 다방마을 마을회관에서 통장과 주민들을 만나 차나무 군락지에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을 안내판을 세워 야생 차나무 군락지, 다방동 마을 이름 유래 등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의원과 야생 차나무 군락지를 둘러보며 차나무 보호대책에 대해 의논을 하였다. 양산시 공공근로를 통하여 차나무 군락지의 칡덩굴 제거, 잡목과 신우대 제거를 당부하였다. 소중한 자원인 차나무 군락지를 보호할 수 있도록 안내판도 세워야 한다고 얘기하였다.
이용식 시의원은 차를 활용하여 녹차 전시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면 좋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방동에는 차를 끓이는데 알맞은 황산새미가 있어 안성마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11월 7일 오후에 이시일 시인과 함께 다방동 야생차 군락지를 답사하여 칡덩굴을 제거하기로 논의하였다. 이시일 시인이 낫 두 자루를 준비하였다. 각각 하나씩 들고 야생 차나무 군락지로 올라갔다. 마을을 가로질러 올라가면서 밭 옆으로 난 오솔길을 간신히 찾아서 천천히 걸어갔다.
칡덩굴은 온 사방에 널려 있어 그 끈질긴 생명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칡덩굴이 말라죽은 것이 보였는데, 짐작에 이용식 시의원에게 부탁했던 공공근로로 제거한 것 같았다.
오솔길을 따라가며 보니 작은 차나무가 새롭게 올라오고 있었다. 이시일 시인은 농사지으며 익힌 능숙한 솜씨로 굵은 칡덩굴을 잘랐다. 필자의 어설픈 낫질을 보더니 이시일 시인은 낫을 쉽게 사용하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그 방식대로 하니 한결 쉽게 나무를 자를 수 있었다. 야생 차나무가 많은 곳에 당도하여 열심히 칡덩굴을 잘라내었다. 차나무 역시 생명력이 강하여 온갖 덤불에 짓눌리고 있어도 쉽게 죽지는 않았다. 3월에 덩굴을 제거하고 거의 8개월 만에 와서 관찰해보니 칡덩굴의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2. 칡은 위해(危害) 식물
필자가 어릴 때는 나라 전체가 못사는 형편이었기에 아이들은 봄이 되면 군것질거리로 산에 가서 칡을 캐어 먹거나 찔레를 꺾어 껍질을 벗긴 다음에 먹었다. 곡괭이를 들고 단단한 땅을 파서 칡을 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칡을 캐서 뜯어먹으면 입술이 새파랗게 변했다. 요즘은 칡은 판매하는 분들이 소형 포클레인을 동원하여 쉽게 캐기도 한다.
산림청이 조사한 덩굴류 분포 산림은 약 4만ha로 4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방제를 위해서는 물리적 제거와 화학적 제거로 나눌 수 있는데, 물리적 제거는 칡 생육기에 지상부 예초작업과 주두부 굴취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물리적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완전방제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화학적 방제방법은 전문 약제를 사용해서 방제하는 것인데, 고독성 약제의 환경문제와 주변 농작물로의 2차 피해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
칡과 같은 덩굴류는 햇빛을 좋아하고 생명력이 강해서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칡덩굴은 나무를 감아 돌아가서 목을 조이듯이 뒤덮어 버리기 때문에 사람이 제거해 주지 않으면 나무는 고사한다. 칡은 나무가 광합성을 못하도록 덮어버리고 결국은 나무가 고사하기 때문에 산림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칡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분포하며, 현재는 미국 내 문제 식물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심각한 위해귀화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칡이 우점된 지역에서는 다른 식물들이 생존할 수 없어 식물다양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다년생 식물로 지상부를 제거해도 다시 줄기가 나오고 가을이 되면 종자를 맺어 번식할 뿐만 아니라, 토양 내 덩이줄기에서 뿌리를 지속적으로 내려서 번식하기 때문에 칡 제거에는 많은 노동력과 비용이 발생한다.
충남 홍성군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총 2회에 걸쳐 생활권 주변 임야에 2억 2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나무의 생육에 피해를 주고 경관을 해치고 있는 칡덩굴을 제거했다. 칡덩굴 제거 사업은 주요 도로변 및 가시권 산림 100ha에 번성한 칡덩굴을 절단하고 약제(글라신액제) 처리 후 약제가 유실되지 않도록 비닐랩으로 밀봉하는 방법으로 실행했다.
홍성군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1차 칡덩굴 제거 사업을 진행하고 임야 내 덩굴분포를 재조사해 제거되지 않은 칡덩굴에 대해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가을철 추가 제거 사업을 실시했다. 양산시도 홍성군처럼 다방동 야생 차나무 군락지의 칡덩굴 제거사업을 실시해야 하겠다. ㈜경농이 사업중인 칡덩굴 전문약제 ‘하늘아래 미탁제’는 덩굴성 칡을 포함하여 잡관목 등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제초제라고 한다.
3. 다방동 고유 지명의 회복
양산시립박물관의 신용철 관장은 19세기 초반에 제작한 '양산군지도'(梁山郡地圖)를 구입하였다. 최근 일본 요코하마 경매에 나와 한 개인이 사들인 것을 양산시립박물관이 유물 공개구입을 통해 확보했다고 한다. 양산군지도는 조선 후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박물관 측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종이에 수묵담채 기법으로 상세하게 지역을 그린 지방지도로서 웅상지역을 제외한 양산 전체, 구포(부산 북구), 대저 권역까지 포함돼 있다. 기존의 읍지(邑誌) 속에 공개된 군현지도 보다 양산지역 수맥과 영남대로 황산도 지형을 상당히 상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지도는 제작 당시 방안선을 전체적으로 그려 지형 간 거리 비율을 고려했고, 다른 지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다방'(茶方), '주점'(酒店) 등을 써넣어 옛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다방동은 차나무가 많은 동네여서 다방(茶房)이라고 마을 이름을 지었다. 1914년 일제 때 많을 다(多), 꽃다울 방(芳)으로 마을 이름을 변경했다. 자연생 차나무가 많은 마을이므로 다방(茶房)으로 부르는 게 자연스럽고 운치가 있다. 원래의 다방으로 돌아가야 하겠다. 본래 읍내면에 속해 다방리(茶房里)라고 불렸으며,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 때 동으로 승격되어 다방동(多芳洞)이라 하였으며, 1918년 읍내면이 개칭된 양산면에 속하였다. 양산군지도에서는 다방(茶房)이 아니고, 다방(茶方)리로 표기되어 있다.
문헌에 의하면 이미 통일신라시대에 다연원(茶淵院)이라 하여 차 마시는 장소가 있었으며, 고려시대는 다방(茶房)이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고려시대의 다방은 차와 술, 과일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는 국가기관이었다. 고려시대는 팔관재(八關齋), 공덕재(功德齋) 등의 불교의식과 관련하여 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사찰에서는 차촌(茶村)을 두어 차를 재배하도록 하였다.
조선시대는 다방(茶房)이 이조(吏曹)에 속하는 관사로서 차례(茶禮)라는 명목으로 외국사신들의 접대를 맡아 보았다. 1405년(태종 5) 다방도목(茶房都目)이 제정되었고, 1411년 새로 부임한 관리는 모두 다방에 속하게 하였다. 1447년(세종 29)에 사준원(司罇院)으로 승격되었다. 관원으로는 약 15명 정도가 있었고, 별감(別監), 행수(行首), 도목(都目) 등의 직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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